스누새에게 초대장이 왔어요. 서울대 교수합창단 공연 티켓이네요. 10년 전 학위수여식에서 졸업생들에게 2PM의 "죽어도 못 보내"를 불러 공중파 TV에 등장했던 그 합창단이에요. 교도소에서 공연한다는 소문을 들었는데, 이번엔 무대를 통째로 빌렸어요.
쉿! 늘 주변에 있지만 보이지 않는 존재들이 있어요. 기생충 이야기가 아니에요. 인간의 도시 서울에서 산과 수풀에 서식하는 야생동물들이에요. ㅅㅇㄷ 옆 관악산에도 새, 너구리, 족제비 친구들이 엄청나게 많이 살고 있어요.
서울대 아시아연구소 건물에 있는 감골식당은 1년에 한 달은 할랄 음식을 내 놓지 않습니다. 이슬람 교인들이 해가 질 때까지 금식하는 아홉 번째 달(라마단)에는 손님이 없거든요. 올해는 5월 5일부터가 라마단이라 카릴 카림 학생도 요즘 아무 것도 먹지 않네요.
꽃이 피었다고, 날씨가 좋다고, 버스에서 내려 걸어 보기에는 ㅅㅇㄷ 캠퍼스는 너무 넓고 가파른 것만 같습니다. 그래도 1년에 한번쯤은 작정하고 캠퍼스를 뛰어 보라고 ㅅㅇㄷ 마라톤이 있나봅니다.
첫 셔틀버스도 아직 출발하지 않았고, 천원 아침밥을 먹기에도 너무 이른, 새소리만 시끄러운 새벽입니다. 밤과 아침의 경계가 뚜렷해지기 시작하는 네시와 다섯시의 어스름을 뚫고 캠퍼스 곳곳 건물들의 문을 여는 분들이 있습니다. 53년생 김기준 아저씨는 중앙도서관 8층으로 올라가 '이성의 방'의 문을 엽니다. 곧게 뻗은 직사각형 공간에 730석이 좌우대칭을 이루는 열람실이 텅 빈 웅장함을 드러냅니다
스누새를 소개합니다. 저는 ㅅㅇㄷ에서 태어났습니다. '서울대'의 ㅅㅇㄷ으로 부리와 얼굴과 날개를 만드샤, 지금의 모습이 되었습니다. 저는 ㅅㅇㄷ 캠퍼스를 자유롭게 날아다니며 사람들을 관찰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