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흔여덟 번째
잊지 못할 시간, 과학으로 이은 우리 여름
여름과학봉사캠프(이하 과학봉사)에 다녀왔다는 김가연, 류영민, 박지노, 배성원 학생을 스누새가 찾아갔어요. 유난히 무더웠던 여름에 뜻깊은 방학을 보내고 온 학생들인데요. 교육 소외지역에서 공부하는 중·고등학생과 멘토와 멘티로 만나서 탐구실험 등을 했다고 해요. 학생들은 소중하고 즐거웠던 경험을 스누새에게 쉴 새 없이 들려줬습니다.
배성원 학생_물리천문학부 (좌) / 박지노 학생_수리과학부 (우)
배성원 학생_물리천문학부 (좌) / 박지노 학생_수리과학부 (우)
자연대 학생회는 농촌봉사활동으로 시작했습니다. 2007년부터 우리나라 5개 지역과 손잡고 자연과학과 교육을 주제로 중·고등학생을 찾아갔다고 합니다. 올해 여름은 고창, 거제, 영덕, 태백 지역으로 과학봉사를 떠났어요.

“첫 과학봉사는 새내기 때 경북 영덕으로 갔어요. 솔직히 큰 뜻은 없었죠. 재미있어 보여서 친구들을 따라갔는데 교육 소외격차가 마음에 오래 남을 만큼 컸습니다. 다음 해는 지역 대표로 참여했어요. 끝마치고 돌아오는 버스에 앉으니 정든 친구들, 함께한 멘티들이 생각났습니다. 작년처럼 여운이 남았죠. 중독이라는 표현이 어울릴지 모르겠는데요. 여러 감정이 섞인 느낌이 좋아서 계속 과학봉사를 하고 있습니다.” (박지노 학생)

“작년에 개인 일정이 겹쳐서 과학봉사를 못 갔습니다. 그것이 가장 크게 후회한 일입니다. 다녀온 친구들이 일 년 중 자연대에서 했던 가장 좋은 경험이었고 자신을 성장시켰다고 말해줬어요. 저는 지식 나누기에 관심이 있어서 프로그램에서 설명해주고 같이 으쌰으쌰! 활동했던 과정이 의미 있었습니다. 멘티들이 정말 반갑게 맞아줬습니다.” (배성원 학생)
류영민 학생_지구환경과학부 (좌) / 김가연 학생_물리천문학부 (우)
류영민 학생_지구환경과학부 (좌) / 김가연 학생_물리천문학부 (우)
“저는 과학봉사에 세 번 참여했습니다. 전북 고창, 강원 태백으로 갔었고 최근에 경남 거제로 다녀왔습니다. 제가 고등학교 때 보고 들은 경험을 멘티들에게 전해주고 싶었죠. 거제에서는 멘토들을 돕는 역할을 했어요. 시간표를 짜고 인원분배를 하면서 전체 일정을 조율했습니다. 멘토들이 멘티들과 일하기 좋은 환경으로 만드는 것이 목표였습니다.” (류영민 학생)

“학생회에 관심이 별로 없어서 1학년 때는 과학봉사에 가지 않았어요. 학생회 활동을 시작하고 작년에 태백 지역 멘토로 참여했습니다. 대표였던 선배를 도와 일하고 봉사 운영을 이해하면서 깨달았죠. 학생회는 매우 즐거운 조직이구나! 과학봉사야말로 내가 좋아하는 과학을 나누는 일이었습니다. 학생회가 인생의 전환점이었어요” (김가연 학생)
“조별 프로젝트는 새로 생긴 프로그램이어서 기대와 걱정이 많았습니다. 고창 지역은 중학생 멘티가 많았어요. 스스로 탐구하고 질문하는 경험이 적었을 텐데 열린 사고를 하며 지치지 않았죠. 산출물은 수준급이었습니다.” (배성원 학생)
“조별 프로젝트는 새로 생긴 프로그램이어서 기대와 걱정이 많았습니다. 고창 지역은 중학생 멘티가 많았어요. 스스로 탐구하고 질문하는 경험이 적었을 텐데 열린 사고를 하며 지치지 않았죠. 산출물은 수준급이었습니다.” (배성원 학생)
멘티들은 학교에서 선발되거나 과학에 관심이 높은 학생들이 지원해서 온다고 합니다. 과학봉사 프로그램은 레크레이션, 토크 퀴즈쇼, 과학골든벨, 입시멘토링, 강연, 과학탐구 실험, 조별 프로젝트로 준비했습니다. 과학봉사 현장에서 예상치 못한 상황이 일어나면 멘토단은 서로 도움을 받았다고 해요.

“저는 일을 하면 일일이 적고 공을 들입니다. 가끔 계획에서 어긋나면 약간 당황하는 편이죠. 과학봉사는 지자체와 같이 일하니까 변수가 생겨요. 실험실이 제대로 없는 곳은 실험 프로그램을 바꿔야 했고, 중학생 멘티 수가 늘어난 지역은 고등학생 중심으로 기획한 멘토링을 중학생에 맞춰 다시 구성했습니다. 매일 모여서 회의하고 멘티 개인 시간표를 다시 짜고 주제를 알려줘야 했습니다. 매일 했던 작업을 긍정적으로 생각했어요. 나의 단점을 보완하며 배운 게 많았습니다.” (배성원 학생)

“조별 프로젝트와 실험은 과목별로 나뉘니까 내 전공과 다른 과목을 공부하려면 이해가 필요했습니다. 항상 프로그램 전날 멘토단 친구들이 모여서 공부해온 과목을 설명했어요. 우리는 각자 잘하는 게 다르잖아요. 저는 협력 방법이 좋았습니다. ‘하나’가 된 기분이었어요.” (류영민 학생)
“만든 포스터는 멘티들이 멘토에게 설명하며 발표했는데요. 투표로 뽑은 우수작품은 다 같이 돌아가며 읽어봤습니다. 탐구 결과물을 직접 만들어서 시연한 학생, 왜 실패했는지 어떻게 보완했는지 보여준 학생이 기억에 남습니다.” (김가연 학생)
“만든 포스터는 멘티들이 멘토에게 설명하며 발표했는데요. 투표로 뽑은 우수작품은 다 같이 돌아가며 읽어봤습니다. 탐구 결과물을 직접 만들어서 시연한 학생, 왜 실패했는지 어떻게 보완했는지 보여준 학생이 기억에 남습니다.” (김가연 학생)
조별 프로젝트는 올해 과학봉사에서 처음 한 활동입니다. 프로그램은 매년 형식이 바뀐다고 합니다. 조별 프로젝트는 멘티들이 수학, 물리, 지구·생명과학, 화학 중 하나를 선택하면 멘토들이 한 시간 정도 과학지식을 알려주는데요. 멘티들은 조별로 세 시간 동안 주제를 탐구해서 논문 포스터처럼 만들었다고 합니다.

“조별 프로젝트에서 물리는 상황을 가정하고 어떻게 될지 설명하는 게 목적인데요. 어떤 조는 중학교 2학년 멘티가 부력(浮力)과 운동방정식을 자세히 모르는 상태에서 주제를 풀어야 했습니다. 포스터 발표 때 우려했는데 설명을 차분하게 잘했어요. 물리 개념과 수식을 몰랐지만 멘토가 설명한 원리를 먼저 이해하니까 오히려 천천히 찾으며 배우더군요.” (배성원 학생)

“짧은 시간에 내용을 받아들이기 버거웠을 텐데 그림으로 쉽게 표현한 학생이 있었습니다. 알고 보니 중학교 때 미대 입시를 준비하다가 과학에 흥미를 느끼고 진로를 바꿨다고 해요.”(류영민 학생)
“우리가 포스터 예시 작품을 미리 만들어 갔는데요. 멘티들이 우리보다 훨씬 잘 만들어서 놀랐습니다. 작품 수준이 우리를 뛰어넘었습니다(웃음).” (박지노 학생)
“우리가 포스터 예시 작품을 미리 만들어 갔는데요. 멘티들이 우리보다 훨씬 잘 만들어서 놀랐습니다. 작품 수준이 우리를 뛰어넘었습니다(웃음).” (박지노 학생)
“고창 지역은 멘티들이 중학교 1학년에서 고등학교 2학년까지 다양했지만 합심해서 과제를 완성하더군요. 애정을 갖고 설명하는 모습이 인상 깊었습니다.” (김가연 학생)

“수학 원리를 게임으로 만들었는데 만들고 보니 너무 어려웠습니다. 수리과학부 친구들과 밤새 설명을 주고받으며 멘티들을 이해시킬 방법을 찾았죠. 그런데 멘티들이 금방 문제를 풀어서 빨리 끝났어요(웃음). 우리는 급하게 전공 서적을 들고 와서 문제를 다시 만들어야 했습니다.” (박지노 학생)
“활발하게 탐색하는 멘티를 보면서 잊었던 연구 열정을 되찾은 것 같았습니다. 과학봉사를 안 한다면 대학 생활의 절반은 손해일지도 모릅니다. 참여하고 고민하는 과정만으로 가치는 충분합니다.” (류영민 학생)
“활발하게 탐색하는 멘티를 보면서 잊었던 연구 열정을 되찾은 것 같았습니다. 과학봉사를 안 한다면 대학 생활의 절반은 손해일지도 모릅니다. 참여하고 고민하는 과정만으로 가치는 충분합니다.” (류영민 학생)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내 의견이 과연 맞는지 정확히 모르겠는데 학생들은 귀담아듣는구나. 내 말을 끝까지 가져가는 친구가 있을 텐데 신중하게 말하자. 멘티에게 도움 되는 방향으로 나를 변화시키고 싶었습니다.” (류영민 학생)

“제가 붙임성이 좋은 성격이 아니라서 멘티에게 다가가는 게 조금 어려웠습니다. 나보다 어린 학생을 어떻게 대하는지 알고 싶어서 다른 멘토를 살펴봤는데 특별한 방법은 없었어요. 멘티와 시선을 맞춰가며 요즘 유행하는 게임이나 관심사를 물어보고 친밀하게 대하더군요. 학생들을 가르치려는 생각을 버리고 유대감을 먼저 쌓으니까 멘티들이 마음을 열고 적극적으로 참여하더군요. 과학봉사는 멘토들을 보면서 배운 소중한 기회였습니다.” (배성원 학생)

“봉사단에서 대표를 맡아 과학봉사캠프 친구들이 좋은 멘토 경험을 하도록 집중했는데요.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남기고 싶어서 영상을 만들었습니다. 언제든지 꺼내 보는 추억을 선물하고 싶었어요.” (박지노 학생)

“기획단장으로 참여하니까 첫날은 무척 긴장했습니다. 변수에 대응할 수 있을지 걱정했는데요. 멘토단 친구들과 두 달간 밤샘 회의를 하고 수없이 의견을 주고받았던 프로그램 덕분에 바람대로 무사히 끝났습니다.” (김가연 학생)

봉사했던 3일은 네 명 모두 매우 짧은 시간이었다고 합니다. 과학봉사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이 ‘다른 세계에 다녀온 느낌’이었다고 해요. 떠올리면 눈앞에 선한 과학봉사는 멘토단 친구들을 여전히 설레게 합니다. 짧지만 깊었던 봉사는 친구들에게 행복한 마음으로 오래 간직할 여름을 선물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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