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여섯 번째
코트 위에서 만난 동료들
일찍이 해가 뜨는 요즘, 스누새의 낙은 새벽 비행이에요. 아직 완전히 깨어나기 전인 캠퍼스를 가로지르는 기분도 좋고, 부지런히 하루를 시작하는 사람들도 만날 수 있거든요. 얼마 전에는 경쾌하게 공이 오가는 소리를 따라가다가 코트 위에서 구슬땀을 흘리는 사람들을 만났어요. 라켓을 들고 하루를 시작하는 이들은 바로 ‘SNU 직원테니스회’ 회원들이었죠.

“안녕하세요! 저는 직원테니스회 회장 홍상균입니다. 시설기획과에서 건물 신축·증축·리모델링 사업팀장으로 일하고 있어요. 2012년에 가입해서 꾸준히 활동하다 작년부터 회장을 맡게 됐습니다.”

“저는 환경안전원에서 학내 연구실, 기관의 안전관리 업무를 담당하는 김영준입니다. 직원테니스회에는 지난해 가입해서 경력은 1년 6개월 정도 됐습니다.”

“반갑습니다. 기획과에서 캠퍼스 기획 업무를 맡은 김철성입니다. 직원테니스회에는 2024년에 가입해서 3년 차가 됐고요. 테니스의 매력에 푹 빠져 열심히, 즐겁게 함께 하고 있습니다.”
(왼쪽부터) 직원테니스회 홍상균 행정관, 김영준 행정관, 김철성 담당관
(왼쪽부터) 직원테니스회 홍상균 행정관, 김영준 행정관, 김철성 담당관
직원테니스회는 올해 창립 50주년을 맞았어요. 직원들의 취미 모임에서 시작해 어느덧 반세기에 가까운 시간을 함께하고 있는 건데요. 창립부터 지금까지 계속 활동하시는 분도 있다고요.

“1975년에 테니스를 좋아하는 직원들이 모인 ‘한마음 테니스회’가 만들어졌는데요. 공식 동호회로 만들자는 뜻이 모여 1976년에 지금의 직원테니스회가 창단됐습니다. 당시 총무셨던 이기만 선생님께서는 48년생이신데 지금도 활동하고 계세요.” (홍상균)

테니스를 향한 관심이 늘어나면서 작년에는 16명, 올해는 20여 명이 새롭게 가입했다고 해요. 현재는 학교 곳곳에서 근무하는 약 80명의 회원이 출근 전, 퇴근 후, 주말에 모여 테니스를 즐기고 있어요.

“직원테니스회의 대표적인 정기 모임은 매월 셋째 주 토요일에 열리는 월례대회인데요. 조를 나눠 경기를 치르고 순위를 가리는 날이죠. 평소에는 월례대회를 목표로, 자율적으로 연습해요. 평일에는 오전 6시부터 8시 30분까지, 주말에는 오전 8시부터 오후 1시까지 코트에 모여 테니스를 치고 있습니다.” (홍상균)

“매주 월요일 저녁 6시부터 9시까지는 신규 회원을 위한 레슨도 열려요. 저도 테니스에 관심은 있는데 어떻게 시작해야 하는지 고민만 하던 시기에 직원테니스회에서 신규 회원 레슨을 지원해 준다는 소식을 듣고 용기 내서 가입했거든요. 테니스가 처음이어도 레슨이 있으니 괜찮습니다.” (김철성)
월례대회 현장
월례대회 현장
테니스는 진입장벽이 높은 운동으로 알려져 있어요. 라켓, 신발과 같은 장비도 필요하고 기본기를 익히기까지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리기 때문인데요. 그런 이유에서 직원테니스회는 마음만 있다면 누구든 쉽게 시작하고, 지속하도록 격려하는 문화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해요.

“밖에서 테니스를 시작하려고 하면 고민되는 지점이 많아요. 다른 운동처럼 동호회를 통해 시작하기가 어렵거든요. 실력 차가 있으면 함께 경기를 즐기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대부분의 동호회는 어느 정도 실력을 갖춰야 가입할 수 있죠. 레슨을 받으려 해도 코트가 많지 않고, 비용도 적지 않게 들고요. 그런 이유에서 직원테니스회는 하고자 하는 마음만 있으면 누구나 시작할 수 있도록 신경 쓰고 있어요. 신규 회원들에게 라켓과 신발을 빌려드리고, 상급자 회원들이 직접 레슨을 진행해서 테니스도 배우고 동호회에도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돕죠.” (홍상균)

“직원테니스회에서 활동하면서 시작할 때의 열정이 식지 않는 건, 함께하는 회원들이 테니스에 진심이기 때문이에요. 저 같은 경우도 아무것도 모른 채로 시작했는데, 열성적으로 가르쳐주셔서 점점 재밌어졌거든요. 한겨울에도 꽁꽁 싸매고 코트에 나오시는 걸 보고 ‘어떻게 저렇게까지?’ 했는데 지금은 제가 그렇게 치고 있어요. (웃음)” (김철성)
월요일 저녁 진행되는 신규 직원 레슨
월요일 저녁 진행되는 신규 직원 레슨
실제로 세 사람은 비가 오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매일 새벽 6시에 테니스코트에 나와 8시 30분까지 테니스를 친다고 해요. 이른 아침, 잠을 이겨내고 테니스장을 찾게 만드는 동력은 무엇일까요? 세 사람은 하나같이 ‘사람’을 꼽았어요.

“테니스를 하다 보면 평소 업무로는 만날 기회가 없던 분들과도 자연스럽게 친해져요. 학교는 여러 부서가 협력하며 돌아가는 조직이잖아요. 그러다 보니 운동을 통해 쌓은 인연이 업무적으로도 도움이 되는 경우가 많고요. 조직 안에서 서로 응원하고 격려하는 관계가 만들어진다는 점이 큰 매력이라고 생각해요.” (김영준)

“겨울에 눈이 많이 오면 누가 시키지 않아도 회원들이 하나둘 나와서 함께 코트의 눈을 치워요. 또 실력이 부족한 회원이 있으면 자연스럽게 먼저 다가가 알려주고요. 밖에서는 텃세를 경험하기도 하지만, 직원테니스회는 함께 성장하는 분위기가 강해요. 서로 배려하면서 운동하는 문화가 가장 큰 장점인 것 같아요.” (김철성)

“한 가지 덧붙이자면, 직원끼리 모여 있지만 코트 위에서는 직급이 사라져요. 테니스를 잘 치는 사람이 왕이죠. (웃음) 문화 자체가 수평적이고 좋아하는 것에 열정을 쏟는 사람들이 모여 있는 곳이라 긍정적인 에너지가 넘칩니다.” (홍상균)
“눈이 오면 누가 시키지 않아도 하나둘 코트에 나와 눈을 치워요”
“눈이 오면 누가 시키지 않아도 하나둘 코트에 나와 눈을 치워요”
지난 4월에는 우리 학교에서 ‘제30회 교육부장관기 전국 국·공립대학 직원 테니스대회’를 주관했어요. 이 대회는 전국 40여 개 대학에서 약 560명이 참가하는 큰 규모를 자랑하는데요. 준비 과정은 어땠는지, 어떤 의미가 있었는지 들어봤어요.

“‘교육부장관기 전국 국·공립대학 직원 테니스대회’는 1년 중 가장 큰 행사예요. 이번에는 직접 주관해 더욱 의미가 컸죠. 금요일 개인전, 토요일 단체전으로 양일간 진행되는데, 인원이 많다 보니 가장 어려운 것이 경기장을 확보하는 일이었어요. 최소 60면의 코트가 필요하거든요. 관악캠퍼스와 인근 테니스장, 시흥캠퍼스와 인근 테니스장을 모아 두 곳에 거점을 두고 대회를 진행했어요.” (홍상균)

직원테니스회 회원들에게는 이 대회가 더욱 특별한 의미라고 해요. 학교를 대표해 출전하는 만큼 남다른 책임감과 자부심이 따른다고요.

“학교의 이름을 걸고 참가하는 대회라 어떤 대회보다 더 잘 준비하려고 노력하죠. 특히 단체전은 복식 다섯 팀, 총 10명이 함께 경기에 출전해 세 번을 이겨야 승기를 가져올 수 있어요. 그러다 보니 한 사람의 실력만으로는 좋은 성적을 낼 수 없고 모두가 고르게 잘해야 하거든요. 우리 학교는 2023년, 2024년 두 차례 우승 했고 작년에는 준우승, 올해는 3위를 했어요.” (홍상균)
(좌) 단체전 3위 수상 기념 사진, (우) 입상 축하 현수막
(좌) 단체전 3위 수상 기념 사진, (우) 입상 축하 현수막
함께 땀 흘리고, 연습한 시간만큼 각자 기억에 남는 순간도 많을 텐데요. 직원테니스회 활동을 하면서 가장 잊지 못할 기억은 무엇인지 들어봤어요.

“저는 작년에 가입하고 6개월 정도 됐을 때 교육부장관기 대회에 처음 참가했는데요. 여기 김철성 담당관과 파트너로 나가서 개인전 그린부 3위로 입상을 했어요. 다른 운동도 많이 해봤지만 이렇게 단기간에 대회에서 성과를 낸 건 처음이라 잊지 못할 기억이에요. 직원테니스회에서 배우고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생각해요. 지금은 신규 회원들에게 레슨도 직접 할 정도로 실력이 늘어서 더욱 뿌듯하고요.” (김영준)

“저 같은 경우는 2023년 첫 단체전 우승 순간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 당시 결승에서 이전까지 한 번도 이기지 못했던 강원대학교를 만나 3대 0으로 승리했는데요. 우승이 확정되자, 함께 출전한 선수들과 응원 온 회원들이 서로 부둥켜안고 기뻐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해요. 서울대 응원 구호를 외치며 모두가 함께 뛰어다녔는데, 그 순간만큼은 정말 잊을 수 없을 것 같습니다.” (홍상균)
2023년 교육부장관기 전국 국·공립대학 직원 테니스대회 단체전 첫 우승
2023년 '교육부장관기 전국 국·공립대학 직원 테니스대회' 단체전 첫 우승
매일 아침 운동하며 쌓아온 시간이 어느덧 삶의 일부가 된 듯했는데요. 테니스가 세 사람의 일상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주었다고요.

“업무 특성상 연구실 사고나 안전 관련 문제를 다루다 보니 긴장도가 높아요. 그런데 테니스 덕분에 그런 부분이 많이 해소됐어요. 경기에서는 이길 때도 있고 질 때도 있잖아요. 그런 과정 자체가 멘탈을 관리하는 데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운동을 하며 몸뿐 아니라 마음도 건강해졌다고 느낍니다.” (김영준)

“새벽에 일어나 코트로 나올 때는 솔직히 힘들죠. 그런데 막상 운동을 마치고 나면 오히려 충전된 느낌이 들어요. 머리도 맑아지고 스트레스도 풀리니 학교에서도, 가정에서도 더 즐겁게 지낼 수 있어요. 모든 면에서 정말 좋은 운동이라 저는 만나는 사람마다 한번 쳐보라고 권하는 ‘테니스 전도사’가 됐어요.” (김철성)

“테니스는 꾸준함이 필요한 운동이에요. 하루아침에 실력이 늘지 않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생활 습관도 바뀌고 몸 관리도 하게 되죠. 저도 오랫동안 운동을 하면서 규칙적인 생활을 유지하게 됐고, 목표를 세우고 꾸준히 노력하는 습관도 생겼어요. 테니스를 계속하다 보니 운동뿐 아니라 일상에서도 성실함이 중요하다는 걸 많이 배우게 됐습니다.” (홍상균)
(왼쪽부터) 김영준 행정관, 김철성 담당관, 홍상균 행정관
(왼쪽부터) 김영준 행정관, 김철성 담당관, 홍상균 행정관
테니스를 진심으로 대하는 직원테니스회의 이야기를 들으며 긍정적인 에너지를 듬뿍 받는 시간이었어요. 마지막으로, 아직 라켓을 쥐어보지 않은 구성원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을 들으며 스누새는 다음 편지로 돌아올게요!

“제가 14년도에 입사했을 때, 한 선배님께서 ‘테니스 치자’ 했는데 안 했거든요. 그리고 딱 10년 뒤인 24년에 시작했는데 후회했어요. ‘그때 시작할걸’ 싶은 생각이 들더라고요. 저처럼 후회하지 마시고 ‘한 번 해볼까?’라는 생각이 들면 일단 경험해 보시면 좋겠어요.” (김철성)

“처음에는 조금 어렵게 느껴질 수 있어요. 학내 동아리, 동호회의 문을 두드리면 훨씬 부담 없이 시작할 수 있을 거예요.” (김영준)

“테니스는 차근차근 배우면서 실력을 쌓아가는 운동이에요. 조금씩 성장하는 자신의 모습을 보고 싶다면 테니스를 적극 추천합니다.” (홍상균)
“테니스코트에서 만나요!”
“테니스코트에서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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