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운 겨울이 지나고 봄기운이 조금씩 번지고 있어요. 스누새는 얼마 전, 봄보다 먼저 찾아온 따뜻한 소식을 접했는데요. 바로, 영하 10도의 강추위 속에서 의식을 잃고 쓰러진 시민을 심폐소생술로 살린 사범대학 생물교육과 박규형 학생의 이야기였어요. 갑작스러운 상황에서 박규형 학생은 어떻게 침착하게 대응할 수 있었을까요? 스누새가 그날의 이야기를 들어봤어요.
심폐소생술로 생명을 구한 박규형 학생(생물교육과 23학번)
"사실 그날 거기에 갈 계획이 없었어요. 몸이 안 좋아서 기숙사에 들어가서 쉴 생각이었거든요. 그런데 엄마랑 통화하면서 하염없이 걷다 보니 정문에서 서울대입구역까지 가게 됐어요. ‘이왕 여기까지 왔으니, 장을 보자’ 싶어 시장으로 향하던 길이었죠. 그런데 대로변에 사람들이 모여있었고, 그 앞으로 한 사람이 아무런 미동도 없이 누워있는 거예요. 가까이 가보니 앞으로 넘어지셨는지 이가 부러지고 피도 많이 나고 있었어요.”
눈앞에서 펼쳐진 장면을 보고 박규형 학생은 ‘큰일 났다. 뭐라도 하자. 뭐라도 해야 후회가 안 남는다’라고 되뇌었다고 해요.
“심정지 환자가 아닐 수 있으니 먼저 숨을 쉬는지 확인해야 한다고 배웠던 기억이 났어요. 그래서 호흡이 있나 봤더니 없더라고요. 스피커폰으로 119에 전화를 걸면서 몸을 바로 눕혀 드렸고, 상황을 설명하며 심폐소생술을 시작했어요. 얼마 뒤에 낙성대 지구대에서 오셔서 교대하며 심폐소생술을 이어갔고, 곧 구급대원분들이 오셔서 제세동을 세 번 하고 나서야 호흡이 돌아왔어요. 병원으로 이송되시는 것까지 보고 자리를 떠났고요.”
관악경찰서는 이번 일로 박규형 학생에게 감사장을 수여했어요. 경찰을 통해 그날 구조된 시민분이 잘 계신다는 소식을 듣고, ‘아, 됐다. 태어난 보람이 있다. 지금껏 마신 산소가 아깝지 않다.’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요.
눈앞에서 펼쳐진 장면을 보고 박규형 학생은 ‘큰일 났다. 뭐라도 하자. 뭐라도 해야 후회가 안 남는다’라고 되뇌었다고 해요.
“심정지 환자가 아닐 수 있으니 먼저 숨을 쉬는지 확인해야 한다고 배웠던 기억이 났어요. 그래서 호흡이 있나 봤더니 없더라고요. 스피커폰으로 119에 전화를 걸면서 몸을 바로 눕혀 드렸고, 상황을 설명하며 심폐소생술을 시작했어요. 얼마 뒤에 낙성대 지구대에서 오셔서 교대하며 심폐소생술을 이어갔고, 곧 구급대원분들이 오셔서 제세동을 세 번 하고 나서야 호흡이 돌아왔어요. 병원으로 이송되시는 것까지 보고 자리를 떠났고요.”
관악경찰서는 이번 일로 박규형 학생에게 감사장을 수여했어요. 경찰을 통해 그날 구조된 시민분이 잘 계신다는 소식을 듣고, ‘아, 됐다. 태어난 보람이 있다. 지금껏 마신 산소가 아깝지 않다.’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요.
관악경찰서에서 박규형 학생에게 수여한 감사장
침착하게 심폐소생술을 할 수 있었던 데에는 지난여름 받은 보건진료소 심폐소생술 교육이 큰 도움이 됐다고 해요. 사범대학 졸업요건을 채우기 위해 받은 교육이었는데, 이렇게 쓰이게 될 줄은 몰랐다고요.
“솔직히 그때는 귀찮은 마음도 있었어요. 졸업해야 하니 별수 없이 교육장으로 향했죠. 8월이라 정말 더웠는데 길까지 잘못 들어 땀을 흘리며 도착했어요. 그런데 막상 교육이 시작되니 집중이 되더라고요. 실제 상황처럼 역할극을 했는데, 이왕 하는 거 제대로 해보자는 마음으로 연기했더니 현장에 계신 선생님들이 호응해 주시던 기억이 나요. 그날 배운 것이 이렇게 쓰일 줄은 생각도 못 했죠. 물론 심폐소생술을 하는 상황이 생기지 않는 게 가장 좋겠지만요.”
박규형 학생은 이번 일을 계기로 심폐소생술 교육의 필요성을 여실히 느꼈고, 그래서 스누새와의 만남이 더욱 반가웠다고 덧붙였어요.
“제가 스누새와 만나고 싶었던 이유는 조금이라도 심폐소생술 교육에 관해 알릴 수 있지 않을까 해서였어요. 보건진료소 심폐소생술 교육은 늘 열려있는데, 교육이 있다는 사실을 모르는 경우도 많더라고요.”
보건진료소에서는 2015년부터 재학생, 교직원을 대상으로 심폐소생술 교육을 하고 있어요. 매주 월, 수, 금(매월 마지막 주는 화, 목)에 열리고 온라인 사전 예약을 통해 참여할 수 있어요.
“솔직히 그때는 귀찮은 마음도 있었어요. 졸업해야 하니 별수 없이 교육장으로 향했죠. 8월이라 정말 더웠는데 길까지 잘못 들어 땀을 흘리며 도착했어요. 그런데 막상 교육이 시작되니 집중이 되더라고요. 실제 상황처럼 역할극을 했는데, 이왕 하는 거 제대로 해보자는 마음으로 연기했더니 현장에 계신 선생님들이 호응해 주시던 기억이 나요. 그날 배운 것이 이렇게 쓰일 줄은 생각도 못 했죠. 물론 심폐소생술을 하는 상황이 생기지 않는 게 가장 좋겠지만요.”
박규형 학생은 이번 일을 계기로 심폐소생술 교육의 필요성을 여실히 느꼈고, 그래서 스누새와의 만남이 더욱 반가웠다고 덧붙였어요.
“제가 스누새와 만나고 싶었던 이유는 조금이라도 심폐소생술 교육에 관해 알릴 수 있지 않을까 해서였어요. 보건진료소 심폐소생술 교육은 늘 열려있는데, 교육이 있다는 사실을 모르는 경우도 많더라고요.”
보건진료소에서는 2015년부터 재학생, 교직원을 대상으로 심폐소생술 교육을 하고 있어요. 매주 월, 수, 금(매월 마지막 주는 화, 목)에 열리고 온라인 사전 예약을 통해 참여할 수 있어요.
보건진료소 심폐소생술 교육 홈페이지(cpr.snu.ac.kr)
이번 일로 박규형 학생의 마음에는 작지만 큰 변화가 생겼다고 해요.
“사실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일이잖아요. 가족뿐 아니라 나도 언제든 갑자기 쓰러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하루하루 후회 없이 살아야겠다는 마음이 커졌고요. 하고 싶은 걸 다 하겠다는 의미보다는 부모님께 한 번이라도 더 전화하고, 곁에 있는 사람들에게 잘해야겠다는 쪽에 가까워요.”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를 더 소중히 여기게 됐다는 이야기를 듣다 보니, 평소 박규형 학생을 즐겁게 하는 일상의 장면은 어떤 것이 있는지 궁금해졌어요.
“취미가 요리예요. 친구들이 제가 만든 음식을 맛있게 먹는 게 좋아요. 기숙사 생활을 하고 있는데, 제대로 된 집밥 먹기가 쉽지 않잖아요. 수육, 불고기, 갈비찜…. 엄마 어깨너머로 보고 배운 요리들을 하나씩 시도하고 있어요. 3년 정도 요리를 했는데 지금은 ‘보급형 우리 엄마 손맛’ 정도 라고 생각해요. 다들 맛있다고 하니 다음 메뉴를 고민하게 되죠.”
“사실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일이잖아요. 가족뿐 아니라 나도 언제든 갑자기 쓰러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하루하루 후회 없이 살아야겠다는 마음이 커졌고요. 하고 싶은 걸 다 하겠다는 의미보다는 부모님께 한 번이라도 더 전화하고, 곁에 있는 사람들에게 잘해야겠다는 쪽에 가까워요.”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를 더 소중히 여기게 됐다는 이야기를 듣다 보니, 평소 박규형 학생을 즐겁게 하는 일상의 장면은 어떤 것이 있는지 궁금해졌어요.
“취미가 요리예요. 친구들이 제가 만든 음식을 맛있게 먹는 게 좋아요. 기숙사 생활을 하고 있는데, 제대로 된 집밥 먹기가 쉽지 않잖아요. 수육, 불고기, 갈비찜…. 엄마 어깨너머로 보고 배운 요리들을 하나씩 시도하고 있어요. 3년 정도 요리를 했는데 지금은 ‘보급형 우리 엄마 손맛’ 정도 라고 생각해요. 다들 맛있다고 하니 다음 메뉴를 고민하게 되죠.”
박규형 학생이 친구들을 위해 만든 요리
박규형 학생은 사범대학 생물교육과에 재학 중이에요. 선생님이라는 직업보다는 생물학과 교육학 자체에 관심이 컸다고 하는데요. 대학에 와서는 심리학에도 흥미가 생겨 심리학과를 복수전공하고 있어요. 여러 학문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무엇일까요?
“교육학, 심리학을 공부하게 된 건 어머니의 영향이 컸어요. 어릴 때 어머니가 교육심리 공부를 하셨거든요. 국외 논문을 읽으실 때 제가 번역을 도와드리면서 자연스럽게 흥미가 생겼죠. 생물학은 그냥 순수하게 재미있어서 좋아하게 됐어요. 특히 뇌세포 관련 연구가 흥미로웠는데, 궁금한 게 생기면 원서를 찾아보며 혼자 공부하기도 했어요. 관심이 생긴 분야를 탐구하면서 알아가는 과정이 좋아요.”
요즘 박규형 학생이 가장 큰 관심을 두고 공부하고 있는 분야는 심리학과 철학, 그중에서도 ‘정신병리’라고 해요.
“지금 제 화두는 ‘정상성’이에요. 철학 공부를 하다가 푸코 같은 학자의 글을 읽게 됐고, 동시에 이상 심리학 수업도 듣게 됐어요. 이상(異常)이라는 건 정상과 다르다는 의미잖아요. 그러면 ‘정상’이 정확히 무엇을 의미하는지, 누가 그 기준을 정하는지 궁금해졌어요.”
“교육학, 심리학을 공부하게 된 건 어머니의 영향이 컸어요. 어릴 때 어머니가 교육심리 공부를 하셨거든요. 국외 논문을 읽으실 때 제가 번역을 도와드리면서 자연스럽게 흥미가 생겼죠. 생물학은 그냥 순수하게 재미있어서 좋아하게 됐어요. 특히 뇌세포 관련 연구가 흥미로웠는데, 궁금한 게 생기면 원서를 찾아보며 혼자 공부하기도 했어요. 관심이 생긴 분야를 탐구하면서 알아가는 과정이 좋아요.”
요즘 박규형 학생이 가장 큰 관심을 두고 공부하고 있는 분야는 심리학과 철학, 그중에서도 ‘정신병리’라고 해요.
“지금 제 화두는 ‘정상성’이에요. 철학 공부를 하다가 푸코 같은 학자의 글을 읽게 됐고, 동시에 이상 심리학 수업도 듣게 됐어요. 이상(異常)이라는 건 정상과 다르다는 의미잖아요. 그러면 ‘정상’이 정확히 무엇을 의미하는지, 누가 그 기준을 정하는지 궁금해졌어요.”
“관심이 생긴 분야를 탐구하면서 알아가는 과정이 좋아요”
대학 생활 속 활동도 이런 관심과 맞닿아 있는데요. 사범대학 인권국에서 활동을 해왔고, 이번 학기부터는 대학생활문화원 학생 자치조직인 학생심리건강지원단 활동을 시작했어요. 하고 싶은 일이라면 기꺼이 탐구하고 행동하는 박규형 학생의 꿈은 무엇일까요?
“제 꿈은 앞서 이야기한 ‘정상성’에 관한 고민과도 이어지는데요. 지금의 심리학은 우울증, 불안장애처럼 병리를 범주화해 구분하는 방식이 중심인데, 실제 사람의 마음은 그렇게 딱 나뉘어 있지 않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대학원에 진학해서 데이터와 인공지능을 활용해 이런 문제를 조금 다른 방식으로 바라보는 연구를 해보고 싶어요. 유사한 병리 간의 연속 모델을 만들고, 하나의 병리 안에서도 개개인의 중증도를 세분화하는 거죠. 그러니까, ‘인공지능을 활용해 사람의 마음을 더 입체적으로 이해하는 심리학자’가 되는 게 지금의 목표예요.”
사람의 마음을 이해하고자 질문을 이어가고 있는 박규형 학생에게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지, 스누새도 응원하는 마음으로 함께하겠습니다.
“제 꿈은 앞서 이야기한 ‘정상성’에 관한 고민과도 이어지는데요. 지금의 심리학은 우울증, 불안장애처럼 병리를 범주화해 구분하는 방식이 중심인데, 실제 사람의 마음은 그렇게 딱 나뉘어 있지 않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대학원에 진학해서 데이터와 인공지능을 활용해 이런 문제를 조금 다른 방식으로 바라보는 연구를 해보고 싶어요. 유사한 병리 간의 연속 모델을 만들고, 하나의 병리 안에서도 개개인의 중증도를 세분화하는 거죠. 그러니까, ‘인공지능을 활용해 사람의 마음을 더 입체적으로 이해하는 심리학자’가 되는 게 지금의 목표예요.”
사람의 마음을 이해하고자 질문을 이어가고 있는 박규형 학생에게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지, 스누새도 응원하는 마음으로 함께하겠습니다.
“사람의 마음을 입체적으로 이해하는 심리학자가 되고 싶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