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픈 동물들이 병원을 찾는 모습, 우리에게는 익숙한 풍경인데요. 어떤 동물에게는 진료가 평생 한 번의 기회이기도 합니다. 우리 학교에 그 한 번의 기회를 만들어온 친구들이 있다고 해서 찾아갔어요. 수의과대학에서 예과 2년, 본과 4년. 총 6년간의 학부 생활을 마치고 졸업을 앞둔 김민주, 김다은 학생이 그 주인공이에요.
수의학과 20학번 김민주(좌), 김다은(우) 학생
수의사는 평생을 동물과 함께하는 직업인 만큼 좋아하는 마음 하나로 선택하기는 어려운 일일 텐데요. 두 친구는 어떤 계기로 수의학과에 진학하게 되었을까요?
“고등학교 1학년 때 환경 운동가의 에세이 『바그다드 동물원 구하기』를 읽었는데, 전쟁으로 고립된 동물원에 위험을 무릅쓰고 구조하러 가는 이야기가 담겨 있었어요. 어려운 상황 속에서 소외되기 쉬운 동물들을 구조하는 용기가 정말 인상적이더라고요. 저도 어려운 환경에 놓인 동물들을 도울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에 수의사라는 꿈이 생겼어요.” (김민주)
“어렸을 때부터 동물을 워낙 좋아해서 수의사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마음 한구석에 담아뒀는데요. 고등학생이 되면서 실험동물이나 유기 동물처럼 한 사람 한 사람의 선택에 많은 영향을 받을 수 있는 작은 생명들에 관심이 생겼어요. 그들의 이야기를 자세히 들여다보면서 인간과 동물 사이에 서 있는 수의사가 되고 싶다는 마음이 더 커졌고요.” (김다은)
두 사람의 관심은 동물의 ‘치료’에서 멈추지 않고 ‘치료가 닿지 않는 곳’으로 이어졌어요. 수의과대학 임상 봉사 동아리 팔라스(Pallas)에 나란히 가입해 본과 4년 동안 꾸준히 활동하며 수의료봉사 현장을 다녔죠.
“고등학교 1학년 때 환경 운동가의 에세이 『바그다드 동물원 구하기』를 읽었는데, 전쟁으로 고립된 동물원에 위험을 무릅쓰고 구조하러 가는 이야기가 담겨 있었어요. 어려운 상황 속에서 소외되기 쉬운 동물들을 구조하는 용기가 정말 인상적이더라고요. 저도 어려운 환경에 놓인 동물들을 도울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에 수의사라는 꿈이 생겼어요.” (김민주)
“어렸을 때부터 동물을 워낙 좋아해서 수의사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마음 한구석에 담아뒀는데요. 고등학생이 되면서 실험동물이나 유기 동물처럼 한 사람 한 사람의 선택에 많은 영향을 받을 수 있는 작은 생명들에 관심이 생겼어요. 그들의 이야기를 자세히 들여다보면서 인간과 동물 사이에 서 있는 수의사가 되고 싶다는 마음이 더 커졌고요.” (김다은)
두 사람의 관심은 동물의 ‘치료’에서 멈추지 않고 ‘치료가 닿지 않는 곳’으로 이어졌어요. 수의과대학 임상 봉사 동아리 팔라스(Pallas)에 나란히 가입해 본과 4년 동안 꾸준히 활동하며 수의료봉사 현장을 다녔죠.
(좌) 백신 접종 중인 김민주 학생, (우) 중성화 수술 후 회복 중인 고양이와 김다은 학생
팔라스는 올해로 50주년을 맞은 역사 깊은 동아리예요. 창단 초기에는 국내 무수의촌(無獸醫村)에서 농장 동물 중심의 봉사활동을 했고, 2000년대부터는 매월 국내 유기 동물 보호소 봉사와 매년 여름 해외 봉사를 진행하고 있는데요. 4년간 다양한 활동을 한 두 친구의 처음이 궁금해졌어요. 본과 1학년 시절 처음 참여한 활동이 여전히 생생하다고요.
“3월에 당진으로 간 게 처음이었어요. 그때는 임상 과목을 듣기 전이라 맡은 역할이 많지는 않았는데, 체온, 심박수, 호흡수처럼 기본적인 바이탈을 재는 것만으로도 엄청 떨렸어요. 봉사 현장에는 병원처럼 모니터가 있는 게 아니라, 저희가 ‘기계’가 되어야 하는 상황이니까요. 사소해 보일 수 있지만, 제 실수나 부족함이 동물에게 피해가 될까 봐 종일 긴장했던 기억이 나요.” (김다은)
“저도 비슷해요. 할 수 있는 일이 많지 않다 보니 주변을 계속 살폈는데, 많은 사람이 각자 바쁘게 움직이고 있더라고요. 누가 시켜서 하기보다는 각자 직접 일을 찾아서 해야 하는 분위기였고요. 그걸 보면서 ‘아직 내가 여기서 할 수 있는 일이 너무 적다’라는 한계를 크게 느꼈어요. 그래서 더 공부하고, 더 배워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김민주)
“3월에 당진으로 간 게 처음이었어요. 그때는 임상 과목을 듣기 전이라 맡은 역할이 많지는 않았는데, 체온, 심박수, 호흡수처럼 기본적인 바이탈을 재는 것만으로도 엄청 떨렸어요. 봉사 현장에는 병원처럼 모니터가 있는 게 아니라, 저희가 ‘기계’가 되어야 하는 상황이니까요. 사소해 보일 수 있지만, 제 실수나 부족함이 동물에게 피해가 될까 봐 종일 긴장했던 기억이 나요.” (김다은)
“저도 비슷해요. 할 수 있는 일이 많지 않다 보니 주변을 계속 살폈는데, 많은 사람이 각자 바쁘게 움직이고 있더라고요. 누가 시켜서 하기보다는 각자 직접 일을 찾아서 해야 하는 분위기였고요. 그걸 보면서 ‘아직 내가 여기서 할 수 있는 일이 너무 적다’라는 한계를 크게 느꼈어요. 그래서 더 공부하고, 더 배워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김민주)
“첫 봉사활동을 경험하고, 더 잘하고 싶다는 욕심이 생겼어요”
긴장 속에서 많은 것을 배우며 성장한 김민주, 김다은 학생은, 2024년 각각 팔라스의 회장과 총무를 맡아 활동을 직접 기획하고 운영했어요. 해외 봉사의 경우 특히 현장의 여건이 좋지 않다 보니 어려운 상황을 마주할 때도 있었을 것 같은데요.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언제였을까요?
“해외 봉사의 경우 현지 보호자들에게는 어쩌면 평생 한 번일 수도 있는 시간이다 보니, 생각하지 못한 수의 동물들이 찾아올 때가 있어요. 열 팀 수술을 생각하고 갔는데 서른 팀이 오기도 하죠. 그럴 땐 한계를 뛰어넘어야 해요. 간절한 마음을 거절하기도 어렵고, 저희도 해드리고 싶은 마음이 크니까요. 7시면 해가 지는데, 현지 시설이 열악해서 불이 안 들어와요. 그러면 어둠 속에서 손전등, 핸드폰 플래시를 켜고 수술할 수밖에 없죠. 그런 시간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 (김민주)
“저는 자궁에 농이 가득 차 있던 고양이가 특히 기억에 남아요. 배가 너무 불러서 임신이라고 생각했는데, 열어보니 염증과 농이 차 있었어요. 수술 전에는 4kg 정도였는데, 수술 후 체중이 2kg 가까이 줄더라고요. 자궁이 터졌다면 생명이 위험해질 수 있는 케이스였기 때문에, 수술을 마치고 ‘우리가 이 아이의 미래를 바꿨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김다은)
“해외 봉사의 경우 현지 보호자들에게는 어쩌면 평생 한 번일 수도 있는 시간이다 보니, 생각하지 못한 수의 동물들이 찾아올 때가 있어요. 열 팀 수술을 생각하고 갔는데 서른 팀이 오기도 하죠. 그럴 땐 한계를 뛰어넘어야 해요. 간절한 마음을 거절하기도 어렵고, 저희도 해드리고 싶은 마음이 크니까요. 7시면 해가 지는데, 현지 시설이 열악해서 불이 안 들어와요. 그러면 어둠 속에서 손전등, 핸드폰 플래시를 켜고 수술할 수밖에 없죠. 그런 시간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 (김민주)
“저는 자궁에 농이 가득 차 있던 고양이가 특히 기억에 남아요. 배가 너무 불러서 임신이라고 생각했는데, 열어보니 염증과 농이 차 있었어요. 수술 전에는 4kg 정도였는데, 수술 후 체중이 2kg 가까이 줄더라고요. 자궁이 터졌다면 생명이 위험해질 수 있는 케이스였기 때문에, 수술을 마치고 ‘우리가 이 아이의 미래를 바꿨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김다은)
(좌) 백신 접종하러 온 강아지와 김다은 학생, (우) 축산 농가에서 구충제를 도포하는 김민주 학생
이처럼 많은 사람들의 기다림 속에서 이루어지는 활동이다 보니, 해외 수의료봉사는 단순한 봉사활동을 넘어 현지 사람들과 깊게 소통하는 시간이 되기도 한다고요.
“백신 접종이나 치료의 기회가 거의 없는 지역이다 보니, 보호자들이 정말 진심으로 마음을 전해주세요. 집에서 만든 음식이나 간식을 챙겨 오시고, 코코넛 열매를 따서 마시라며 건네주시기도 하시고요. 또, 스리랑카는 마을마다 한국에서 일하고 돌아온 분들이 한두 분씩 계시는데, 한국어를 정말 잘하세요. ‘와줘서 너무 고마워요’라는 말을 한국어로 들을 때마다 함께 웃게 되고, 현장에서는 통역까지 도와주셔서 큰 힘이 되기도 합니다.” (김민주)
“백신 접종이나 치료의 기회가 거의 없는 지역이다 보니, 보호자들이 정말 진심으로 마음을 전해주세요. 집에서 만든 음식이나 간식을 챙겨 오시고, 코코넛 열매를 따서 마시라며 건네주시기도 하시고요. 또, 스리랑카는 마을마다 한국에서 일하고 돌아온 분들이 한두 분씩 계시는데, 한국어를 정말 잘하세요. ‘와줘서 너무 고마워요’라는 말을 한국어로 들을 때마다 함께 웃게 되고, 현장에서는 통역까지 도와주셔서 큰 힘이 되기도 합니다.” (김민주)
스리랑카 봉사 당시 현장 안내 중인 김민주 학생
본과 4학년이 되면 서울대학교 동물병원 로테이션, 국내외 동물병원 현장 실습 등 병원 경험을 쌓는데요. 이렇게 경험한 진료 현장과, 봉사하며 마주하는 현장에는 큰 차이가 있다고요.
“일반 진료는 보호자가 병원에 주기적으로 찾아오실 수 있으니까 장기적인 관리, 모니터링이 가능한데, 보호소에서 만나는 동물들은 대체로 한 번 만나는 게 전부고, 시설 면에서도 간단한 처치만 가능하죠. 그마저도 꼭 필요한 것이지만, 더 많은 것을 해주지 못한다는 점이 아쉬워요.” (김민주)
이처럼 쉽지 않은 일임을 체감하면서도, 학업과 봉사를 병행해 온 동력은 무엇이었을까요?
“공부를 오래 하다 보면 자신감이 떨어질 때가 있잖아요. ‘내가 하고 있는 것이 의미가 있나? 잘하고 있나?’ 하는 생각도 들고요. 그런데 봉사활동을 하면서 제가 배운 것으로 누군가에게 도움이 됐을 때 ‘이 일이 이렇게 의미가 있구나’하는 생각이 들면서 다시 마음을 다잡을 수 있게 돼요.” (김다은)
“일반 진료는 보호자가 병원에 주기적으로 찾아오실 수 있으니까 장기적인 관리, 모니터링이 가능한데, 보호소에서 만나는 동물들은 대체로 한 번 만나는 게 전부고, 시설 면에서도 간단한 처치만 가능하죠. 그마저도 꼭 필요한 것이지만, 더 많은 것을 해주지 못한다는 점이 아쉬워요.” (김민주)
이처럼 쉽지 않은 일임을 체감하면서도, 학업과 봉사를 병행해 온 동력은 무엇이었을까요?
“공부를 오래 하다 보면 자신감이 떨어질 때가 있잖아요. ‘내가 하고 있는 것이 의미가 있나? 잘하고 있나?’ 하는 생각도 들고요. 그런데 봉사활동을 하면서 제가 배운 것으로 누군가에게 도움이 됐을 때 ‘이 일이 이렇게 의미가 있구나’하는 생각이 들면서 다시 마음을 다잡을 수 있게 돼요.” (김다은)
팔라스 동기들과 함께 / (왼쪽부터) 이현진, 이세현, 김민주, 김다은, 홍윤석
두 친구는 대학원 진학을 앞두고 있어요. 김민주 학생은 일반외과, 김다은 학생은 정형신경외과로 진학하기로 했다고요. 마지막으로 졸업을 앞둔 소감과 앞으로의 꿈은 무엇인지 들어봤어요.
“최근 수의사 국가시험 합격 후 면허증 발급을 기다리고 있는데요. 이제 진짜 수의사가 된다고 생각하니 설렘과 동시에 큰 책임감도 느끼고 있어요. 아직은 막연한 꿈이지만 언젠가는 사람들이 보건소를 찾는 것처럼 동물들이 수의료적 혜택을 조금 더 편하게 받을 수 있는 그런 시설을 만들고 싶어요.” (김민주)
“6년 동안 열심히 달려왔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졸업을 앞두니 기대보다 걱정이 커요. 현장 경험을 잘 쌓아 걱정을 줄여나갈 계획입니다. 먼 미래에는 우리나라 어디를 가도 동물들이 전문적인 진료를 받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싶어요.”
학교와 봉사 현장에서 쌓아온 시간이 두 사람이 나아갈 길에 든든한 밑거름이 되기를 스누새도 진심으로 응원하겠습니다.
“최근 수의사 국가시험 합격 후 면허증 발급을 기다리고 있는데요. 이제 진짜 수의사가 된다고 생각하니 설렘과 동시에 큰 책임감도 느끼고 있어요. 아직은 막연한 꿈이지만 언젠가는 사람들이 보건소를 찾는 것처럼 동물들이 수의료적 혜택을 조금 더 편하게 받을 수 있는 그런 시설을 만들고 싶어요.” (김민주)
“6년 동안 열심히 달려왔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졸업을 앞두니 기대보다 걱정이 커요. 현장 경험을 잘 쌓아 걱정을 줄여나갈 계획입니다. 먼 미래에는 우리나라 어디를 가도 동물들이 전문적인 진료를 받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싶어요.”
학교와 봉사 현장에서 쌓아온 시간이 두 사람이 나아갈 길에 든든한 밑거름이 되기를 스누새도 진심으로 응원하겠습니다.
두 사람의 앞날을 응원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