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 음악, 미술, 영화 등을 창작하는 개인이나 단체에게 국제표준이름식별자(International Standard Name Identifier, ISNI)가 발급된다는 거 알고 있나요? ISNI를 통해 전 세계 창작자와 그의 창작물에 대한 정보를 누구나 열람할 수 있는데요. ISNI에 만화가, 작가, 작사가, 작곡가 심지어 연구원까지 등록된 독특한 이력을 가진 분이 있습니다. 바로 필명 ‘닥터베르(Dr. Ber)’로 활동하는 이대양 작가입니다.
“제가 작사·작곡한 곡이 최근에 노래방 앱에 등록됐어요. 버킷리스트였는데 우연히 이뤄져서 정말 기뻤어요. 제가 만든 노래 ‘산책가자’, ‘탈모송’, ‘공시송’ 등은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와 유튜브에서도 들을 수 있습니다.”
“제가 작사·작곡한 곡이 최근에 노래방 앱에 등록됐어요. 버킷리스트였는데 우연히 이뤄져서 정말 기뻤어요. 제가 만든 노래 ‘산책가자’, ‘탈모송’, ‘공시송’ 등은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와 유튜브에서도 들을 수 있습니다.”
2019년 웹툰작가로 첫 데뷔한 닥터베르
2003년 우리 학교 지구환경시스템공학부에 입학한 이대양 작가는 어렸을 때부터 하고 싶은 것이 있으면 일단 해 보는 ‘행동파’였대요. 엉뚱한 상상을 즐기고 넘치는 호기심에 이것저것 쿡쿡 찔러보는 성격 때문에 별명도 남달랐죠.
“고등학교 때는 ‘사이코’로 통했는데, 대학에 왔더니 선배들이 ‘유니크(Unique)’라고 불러 주시더라고요. 아마 모르긴 몰라도 당시 공대생 가운데 교양과목을 가장 많이 들었을 거예요. 골프부터 기계 체조, 댄스 스포츠, 유도 등 관심 있는 수업은 다 신청해서 수강했어요. ‘이상한 사람’이라는 웹툰 댓글에 ‘좋아요’ 수만 2만 개가 넘는 걸 보면 제가 좀 남다르긴 한가봐요.(웃음)”
“고등학교 때는 ‘사이코’로 통했는데, 대학에 왔더니 선배들이 ‘유니크(Unique)’라고 불러 주시더라고요. 아마 모르긴 몰라도 당시 공대생 가운데 교양과목을 가장 많이 들었을 거예요. 골프부터 기계 체조, 댄스 스포츠, 유도 등 관심 있는 수업은 다 신청해서 수강했어요. ‘이상한 사람’이라는 웹툰 댓글에 ‘좋아요’ 수만 2만 개가 넘는 걸 보면 제가 좀 남다르긴 한가봐요.(웃음)”
육아(兒)는 육아(我)의 과정
이대양 작가는 학부 시절에 〈공대생의 사랑 이야기〉라는 제목의 소설을 인터넷 커뮤니티에 연재해 큰 인기를 얻었는데요. 본격적으로 작가의 길을 걸어볼까 잠시 고민했지만,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 제작이 무산되는 등 여러 사정이 겹쳐 다시 학업에 매진하기로 했어요. 그렇게 한참 공부를 하다 박사 학위 취득을 코앞에 두고 돌연 휴학을 선언합니다. 세상에 태어날 소중한 아이의 빛나는 성장을 지켜보기 위해 육아를 전담하기로 결심했기 때문이죠.
“아이가 어느 정도 자라 어린이집에 다닐 수 있게 되면서 대학원에 다시 돌아갔어요. 학업과 육아를 동시에 하는 게 쉽진 않았죠. 앞으로 진로에 대한 고민도 많았고요. 아무래도 육아 때문에 경력 단절이 생긴 데다, 에너지시스템공학 전공을 살려 일하려면 보통 해외에서 지내야 하거든요. 저는 가족과 떨어져 살고 싶진 않았어요. 그러다 아내의 제안으로 육아 웹툰을 그리기 시작했습니다.”
“아이가 어느 정도 자라 어린이집에 다닐 수 있게 되면서 대학원에 다시 돌아갔어요. 학업과 육아를 동시에 하는 게 쉽진 않았죠. 앞으로 진로에 대한 고민도 많았고요. 아무래도 육아 때문에 경력 단절이 생긴 데다, 에너지시스템공학 전공을 살려 일하려면 보통 해외에서 지내야 하거든요. 저는 가족과 떨어져 살고 싶진 않았어요. 그러다 아내의 제안으로 육아 웹툰을 그리기 시작했습니다.”
육아 바이블이 된 네이버 인기 웹툰 〈닥터앤닥터의 육아일기〉
일명 ‘육아빠’로 지내던 이대양 작가는 3년 동안 육아에 전념한 시간을 웹툰에 담기로 결심했어요. 그렇게 탄생한 작품이 바로 〈닥터앤닥터의 육아일기〉입니다. 〈닥터앤닥터의 육아일기〉는 공학 박사 아빠인 ‘베르’와 산부인과 의사인 아내 ‘안다’가 아들 ‘레서’를 품고, 출산하고, 키우면서 벌어지는 에피소드를 그렸습니다. 처음 해보는 육아에 대한 두려움과 어려움, 일상의 소소한 기쁨과 진한 감동을 담은 웹툰은 사람들의 호응을 얻기 시작했어요. ‘베스트 도전’에 꾸준히 연재하던 웹툰은 2019년 7월, 네이버 웹툰에 정식으로 연재하기로 결정됩니다. 꿈에 그리던 웹툰 작가가 되었다는 기쁨을 누리는 것도 잠시, 이대양 작가는 세 달 뒤 혈액암 4기라는 청천벽력 같은 소식을 접합니다.
“처음에는 저도 믿을 수가 없었어요. 슬픔, 부정, 분노 등 온갖 감정이 들었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차차 받아들이게 되더라고요. ‘내가 왜?’라는 생각을 가장 많이 한 것 같아요. 그러다 암 병동에서 마주친 어린 소아암 환자를 보며 내가 아닐 이유는 없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죠. 연재일이 다가오면서 생각이 정리됐어요. 당시에 가장 하고 싶었던, 그동안 꿈꿔온 웹툰을 그리자고 마음먹은 거죠. 나중에 내가 떠나도 작품은 남을 테고, 아들에게도 나에 대한 기록을 남겨 줄 수 있으니까요.”
이대양 작가는 항암 치료를 받는 동안 단 한 번의 지각이나 휴재 없이 〈닥터앤닥터의 육아일기〉를 업로드했습니다. 그렇게 2년 3개월 동안의 연재를 마치고 건강도 차차 회복했습니다. 최근 이대양 작가는 네이버 웹툰에 〈닥터앤닥터 병원일기〉라는 제목으로 새로운 이야기를 연재하기 시작했어요.
“〈닥터앤닥터의 육아일기〉를 끝내고 차기작을 구상하다가 암 환자에 대한 이야기를 해 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항암 치료를 받을 때 주치의 선생님을 비롯해 소아암 환자를 위한 병원학교 등 여러 곳에서 도움을 받았습니다. 제가 암 환자였기 때문에 이렇게 소중한 인연이 닿을 수 있었고, 〈닥터앤닥터 병원일기〉도 시작할 수 있는 게 아닐까요?”
“처음에는 저도 믿을 수가 없었어요. 슬픔, 부정, 분노 등 온갖 감정이 들었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차차 받아들이게 되더라고요. ‘내가 왜?’라는 생각을 가장 많이 한 것 같아요. 그러다 암 병동에서 마주친 어린 소아암 환자를 보며 내가 아닐 이유는 없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죠. 연재일이 다가오면서 생각이 정리됐어요. 당시에 가장 하고 싶었던, 그동안 꿈꿔온 웹툰을 그리자고 마음먹은 거죠. 나중에 내가 떠나도 작품은 남을 테고, 아들에게도 나에 대한 기록을 남겨 줄 수 있으니까요.”
이대양 작가는 항암 치료를 받는 동안 단 한 번의 지각이나 휴재 없이 〈닥터앤닥터의 육아일기〉를 업로드했습니다. 그렇게 2년 3개월 동안의 연재를 마치고 건강도 차차 회복했습니다. 최근 이대양 작가는 네이버 웹툰에 〈닥터앤닥터 병원일기〉라는 제목으로 새로운 이야기를 연재하기 시작했어요.
“〈닥터앤닥터의 육아일기〉를 끝내고 차기작을 구상하다가 암 환자에 대한 이야기를 해 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항암 치료를 받을 때 주치의 선생님을 비롯해 소아암 환자를 위한 병원학교 등 여러 곳에서 도움을 받았습니다. 제가 암 환자였기 때문에 이렇게 소중한 인연이 닿을 수 있었고, 〈닥터앤닥터 병원일기〉도 시작할 수 있는 게 아닐까요?”
웹툰 그리는 공학박사 이대양 작가
자신을 ‘웹툰 그리는 공학 박사’로 소개하는 이대양 작가는 웹툰과 공학 연구의 매력이 각각 다르다고 이야기합니다.
“박사 과정은 높은 산을 오르는 것과 같다면, 웹툰은 징검다리를 건너는 기분이에요. 연구할 때는 까마득한 산길을 힘겹게 오르다 정상에 오르는 기쁨을 맛보았다면, 웹툰은 과정 자체가 즐거운 것 같아요. 노동력 자체가 적지는 않지만 웹툰을 그릴 때 더 자유롭고 가벼운 기분이 들어요. 〈닥터앤닥터 병원일기〉 연재를 시작했으니 이제 한동안은 웹툰 작가로 지낼 것 같습니다.”
“박사 과정은 높은 산을 오르는 것과 같다면, 웹툰은 징검다리를 건너는 기분이에요. 연구할 때는 까마득한 산길을 힘겹게 오르다 정상에 오르는 기쁨을 맛보았다면, 웹툰은 과정 자체가 즐거운 것 같아요. 노동력 자체가 적지는 않지만 웹툰을 그릴 때 더 자유롭고 가벼운 기분이 들어요. 〈닥터앤닥터 병원일기〉 연재를 시작했으니 이제 한동안은 웹툰 작가로 지낼 것 같습니다.”
공학박사이자 웹툰작가인 이대양 작가는 지난해 발레에도 도전했다
이대양 작가는 여전히 하고 싶은 게 많다고 합니다. ‘고래 보기’, ‘대자연 속에서 살아보기’, ‘바디 프로필 사진을 촬영할 정도로 몸 가꾸기’ 등 꾸준히 버킷리스트를 채워가고 있대요. 이 모든 것을 이루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건강’이 중요하기 때문에 버킷 1순위는 늘 ‘건강 지키기’입니다.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고 절망을 뛰어넘는 이대양 작가는 시작을 망설이는 사람들에게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내게 주어진 시간은 유한합니다. 내가 행동을 하든 안 하든 시간은 흘러가고 주어진 시간은 줄어들기 마련이죠. 후회하지 않으려면 무엇이라도 해 보는 게 더 낫지 않을까요? 이왕이면 내가 하고 싶은 일, 좋아하는 일을 하면 더 좋고요. 무언가를 시작하면 이루고 싶은 목적과 계획도 높아지기 때문에 부담과 공포가 저절로 따라와요. 하지만 불안한 마음이 든다는 것은 잘하고 싶다는 기대가 있다는 말과 같으므로 자신을 믿고 한번 해 보세요. 가볍고 작은 일부터 시작해 나에게 성공의 경험을 꾸준히 선물하면 어느새 원하는 모습의 내가 되어 있을 겁니다.”
이대양 작가는 인생의 선택과 도전, 성공과 좌절 등 자신이 겪은 진솔한 이야기를 학교 후배들과 나누기 위해 4월 13일 학교를 찾을 예정입니다. 이대양 작가의 북 콘서트는 ‘제18회 중앙도서관 작은 전시회 〈닥터베르의 도전은 계속된다-이대양(닥터베르) 웹툰 작가 초대전〉’과 연계해 개최되는 행사인데요. 6월 8일까지 관정관 1층에서 전시가 열린다고 하니 꼭 한 번 가서 감상해 보시길 바라요!
“내게 주어진 시간은 유한합니다. 내가 행동을 하든 안 하든 시간은 흘러가고 주어진 시간은 줄어들기 마련이죠. 후회하지 않으려면 무엇이라도 해 보는 게 더 낫지 않을까요? 이왕이면 내가 하고 싶은 일, 좋아하는 일을 하면 더 좋고요. 무언가를 시작하면 이루고 싶은 목적과 계획도 높아지기 때문에 부담과 공포가 저절로 따라와요. 하지만 불안한 마음이 든다는 것은 잘하고 싶다는 기대가 있다는 말과 같으므로 자신을 믿고 한번 해 보세요. 가볍고 작은 일부터 시작해 나에게 성공의 경험을 꾸준히 선물하면 어느새 원하는 모습의 내가 되어 있을 겁니다.”
이대양 작가는 인생의 선택과 도전, 성공과 좌절 등 자신이 겪은 진솔한 이야기를 학교 후배들과 나누기 위해 4월 13일 학교를 찾을 예정입니다. 이대양 작가의 북 콘서트는 ‘제18회 중앙도서관 작은 전시회 〈닥터베르의 도전은 계속된다-이대양(닥터베르) 웹툰 작가 초대전〉’과 연계해 개최되는 행사인데요. 6월 8일까지 관정관 1층에서 전시가 열린다고 하니 꼭 한 번 가서 감상해 보시길 바라요!
사랑하는 사람을 잃는 것을 극복하는 과정은 참 힘든 것 같습니다. 가장 최근에 겪었던 죽음은 바로 외할아버지가 돌아가신 것입니다. 언제나 함께 일 것이라고 생각했던 할아버지가 저의 곁을 떠나셨고, 다소 애도의 늪에서 빠져나오기 힘든 엄마의 보습이 보였습니다. 죽음에 대하여 이야기 하는 것도 조심스러웠고 어떻게 위로해야 하는지도 다소 막막했습니다.
산 자는 살아야 하지 않느냐고, 다만, 어느 누구도 남겨진 자들에게 어떻게 슬퍼해야 하는지, 이 고통을 어떻게 헤쳐나가야 하는지 알려주지 않았습니다.
이대양 작가님의 웹툰은 가장 힘들면서 어렵지만 누구도 이야기해주지 않는 슬픔, 고난 통과하는 법을 저희 어머니에게 가르쳐 주었습니다. 단지 위로하고 힘내라는 책이 아닌 각자가 저마다의 속도로 힘든 과정을 극복하게 도와주었습니다.
애도하는 법을 알아야 위로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우리 주변에는 알려줄 수 있는 사람이 많지 않은 것 같습니다. 일상으로 돌아가라는 흔해 빠진 위로가 아닌 자신의 속도로 온전한 슬픔을 토해내고 다소 어려운 과정을 도와주는 책이였습니다.
작가님의 책 뿐 아니라, 삶의 자세도 물론 배울 점이 너무 많기에, 귀한 시간 내어 서울대학교에 방문해주셔서 감사하다는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