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순일곱 번째
싸바이디! 한국, 깜 언! 서울대
한 나라의 국민 건강과 생명은 어떻게 지켜야 할까요? 국가의 보건의료분야가 탄탄하게 발전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전문적이고 체계적인 지식과 다양한 경험을 갖춘 인재가 필요하지 않을까요? 한국의 발전된 의료 시스템과 체계적인 의학 교육을 배우기 위해 우리 학교를 찾은 베트남 후에 의약학대학(Hue University of Medicine and Pharmacy)의 빈 칸(Vinh Khanh) 교수와 라오스 국립의대 UHS(University of Health Sciences)의 우아 피마산(Oua Phimmasarn) 교수를 만났어요.

“라오스와 한국은 오래전부터 관계가 끈끈하죠. 현재 라오스의 첫 번째 국립대병원인 UHS 병원 설립은 물론, 임상 과정 등 서울대에서 여러 도움을 받고 있거든요. 저는 학생들을 가르치는 입장에서 서울대의 학생 선발 및 교육, 평가 방법 등을 배워 더욱 체계적이고 발전적인 학문 시스템을 갖추고 싶어 ‘이종욱펠로우십 보건의료인력전문가과정’에 참여하게 됐어요.” (우아 교수)
의대 시뮬에이션 센터, 지석영 센터 견학을 통한 한국의 시뮬레이션 실습 방법 체험
의대 시뮬에이션 센터, 지석영 센터 견학을 통한 한국의 시뮬레이션 실습 방법 체험
우리 학교에서는 2014년부터 한국국제보건의료재단(KOFIH)이 지원하는 ‘이종욱펠로우십 보건의료인력전문가과정’을 진행하고 있어요. 라오스, 베트남, 미얀마 등 개발도상국의 보건의료전문가들이 우리 학교 의과대학을 방문해 한국의 선진 의료 기술과 의학 교육에 대해 배운 다음, 본국에 돌아가 이를 활용하도록 돕는 프로그램이에요. 올해는 9월 19일부터 11월 25일까지 총 10주간 라오스와 베트남 2개국에서 총 12명의 보건의료전문가가 참여했어요.

“의료 현장에 오래 있다 보니 ‘사람’, 즉 ‘인적 자원’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의료진의 인력을 어떻게 배치하고, 어떻게 교육하느냐에 따라 한 국가의 의료 시스템도 달라진다고 봅니다. 현재 베트남의 의료 관계자들은 의학 교육의 변화와 개혁에 관심이 많아요. 저 역시 베트남 의대의 교육 과정을 새롭게 개편하기 위해 이 프로그램에 지원했어요.” (칸 교수)
베트남 후에 의약학대학 빈 칸(Vinh Khanh) 교수
베트남 후에 의약학대학 빈 칸(Vinh Khanh) 교수
라오스와 베트남에서는 의과대학 평가인증 제도가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은 데다 교수 강의 중심의 전통적인 교육법으로 수업이 이뤄진대요. 이론과 실습의 과정 역시 단계적으로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대부분 졸업 후 현장에 곧바로 투입돼 실제 경험을 하면서 배우는 경우가 훨씬 많다고 해요.

“라오스 의대는 교수보다 학생의 수가 훨씬 많아 한 방향 강의로 수업할 수밖에 없어요. 하지만 이번 프로그램을 통해 학생 중심의 참여 수업이 얼마나 교육에 효과적인지 제대로 체감할 수 있었어요. 자기가 배운 것을 명확하게 인지하고, 스스로 깨닫는 과정에서 새로운 아이디어도 생기더라고요. 학생들끼리 팀을 이뤄 문제를 함께 해결하며 결과를 도출하는 과정도 인상 깊었고요. 라오스에 돌아가면 꼭 활용해 보고 싶어요.” (우아 교수)
교수자로서 모의 수업을 진행하고 자신의 수업 장단점을 파악하기 위해 마이크로티칭 기법 사용
교수자로서 모의 수업을 진행하고 자신의 수업 장단점을 파악하기 위해 마이크로티칭 기법 사용
이번 프로그램에서는 다양한 교육 과정뿐만 아니라 우리 학교 의과대학 교수진 1명이 멘토로서 2명의 연수생의 멘티 활동을 지원해 주기도 했습니다. 연수생의 소속, 전공, 경험, 현재의 역할 등을 고려해 이번 과정의 목표를 개별적으로 설정하고, 필요에 따라 학습 내용이나 시간 등도 조율하는, 그야말로 ‘맞춤형 교육’이 이뤄진 거예요.

“연수생 전공에 맞춰 담당 교수님을 매칭해 생활 지도뿐만 아니라 전문 지식까지 나눌 수 있었어요. 현장에서 꼭 필요하거나 평소 궁금한 내용을 직접 묻고 바로 피드백을 받을 수 있어서 정말 좋았어요. 제가 고민하는 문제들을 마치 자기 일인 것처럼 함께 풀어나가는 교수님께 많이 배웠어요. 덕분에 한국의 의료 및 교육 시스템을 베트남에서 어떻게 접목하면 좋을지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정보를 많이 얻을 수 있었어요.” (칸 교수)
마네킹 등을 이용한 CPR 교육실습
마네킹 등을 이용한 CPR 교육실습
‘이종욱펠로우십 보건의료인력전문가과정’은 제6대 세계보건기구 WHO 사무총장을 지낸 고(故)이종욱 박사가 강조했던 보건의료인력 육성의 정신을 이어받아 2007년부터 시작됐어요. 의료 기술 및 의학 교육 수준이 뒤처진 개발도상국에 한국의 우수한 의료 및 의학 교육 시스템을 전수하며 자국 교수진의 교육 역량을 강화하는 것은 물론, 의과대학을 비롯한 여러 관련 기관들의 교육 시스템을 개선하는 데 힘쓰고 있죠.

“한국은 단시간에 빠른 속도로 고성장을 이뤄냈어요. 이번 코로나19 팬데믹이 닥쳤을 때, 유연하게 대처하는 모습에 한국의 교육 시스템이 높은 수준에 이르렀다는 것을 체감했죠. 라오스와 베트남은 처한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한국처럼 급성장하기는 힘들지도 몰라요. 하지만 이러한 도전과 변화를 꾸준히 시도한다면 언젠가는 라오스와 베트남도 지금 한국과 같이 도움이 필요한 나라에 의료 기술 및 의학 교육을 전수할 때가 올 거라고 생각해요.” (우아 교수)
라오스 국립의대 UHS(University of Health Sciences) 우아 피마산 교수
라오스 국립의대 UHS(University of Health Sciences) 우아 피마산 교수
이번 과정을 마친 연수생들은 본국으로 돌아가 배운 내용을 현장에 접목하기 위해 여러 시도를 펼칠 계획이래요. 비록 한국에서의 프로그램은 끝나지만, 현업에 어떻게 적용해야 좋을지에 대한 우리 학교 의과대학 교수님들의 컨설팅도 계속 이어질 예정이고요.

“우리가 속해 있는 학교, 더 나아가 베트남과 라오스 의학 교육의 질을 높이는 게 우리의 가장 큰 목표예요. 본국에 돌아가면 이번 과정에서 배운 것들을 접목해 의대 교수를 비롯한 보건의료인력전문가 대상의 워크샵을 가장 먼저 열고 싶어요. 개인적으로는 베트남 후에 의약학대학과 서울대 의과대학이 긴밀한 관계를 맺을 수 있는 협약의 기회가 생긴다면 더 좋고요.” (칸 교수)

햇수로 16년 차에 접어드는 이종욱펠로우십 프로그램에서 배출된 많은 연수생들은 자국의 의료환경 개선에 계속 힘쓰고 있다고 해요. 감염병 퇴치 및 개도국 보건 의료환경 개선에 평생토록 헌신한 이종욱 박사의 귀한 의지가 계속 이어져서 의료에서 소외받는 이가 없기를 바라봅니다.
답장 (4)
  • 양진이
    양진이
    누군가를 위해 땀 흘리는 누군가를 늘 응원합니다
    항상 좋은 글 작성해주셔서 감사합니다
  • 까치
    까치
    베트남 라오스에서 더 많은 사람들이 의료 혜택을 누리고 건강하게 살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글 감사합니다.
  • 조롱이
    조롱이
    항상 더 나은 교육과정과 환경을 만들기위해 힘써주시는 교육자분들 대단하신것 같습니다. 응원합니다!
  • 까치
    까치
    베트남, 라오스의 의료 교육과 의료 시스템 환경에 긍정적인 변화가 있기를 또한 지구촌의 많은 사람들이 건강하게 살 수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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