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순네 번째
오늘도, 한국어
지난 10월 9일은 제576돌을 맞이한 한글날이었어요. 날로 커지는 한국 문화의 위상에 전 세계적으로 한국어 배우기 열풍이 불고 있는 요즘, 우리 학교에도 한국어를 향한 깊은 애정으로 열정을 불태우고 있는 분들이 있어요. 언어교육원 한국어교육센터의 한국어 선생님과 외국인 학생들이에요.

“케이팝을 듣기 시작하면서 한국어를 좋아하게 됐어요. 가수 데이식스와 위너를 좋아했는데 가사의 의미가 너무 궁금해 혼자 글자부터 공부했어요. 하지만 생각만큼 빨리 늘지 않아, 언어교육원을 찾아 서울대로 오게 됐죠. 지난번 학교 가을 축제 때 초청 가수였던 위너를 실제로 볼 수 있어 너무 행복했습니다.” (임지호, 홍콩)
홍콩에서 온 임지호 학생
홍콩에서 온 임지호 학생
한국어교육센터에는 70여 개 국 1,000여 명의 학생이 한국어를 배우고 있어요. 케이팝 가사를 이해하고 싶어서, 한국 영화와 드라마에 반해 영화를 제작하거나 PD가 되기 위해, 본국에 돌아가 한국어 선생님이 되고 싶은 학생까지 자신만의 목표로 한국어 배우기에 열심이에요.

“저는 한글 때문에 한국어를 배우기 시작했어요. 한글을 처음 봤을 때 ‘어! 이 언어 뭐지?’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신기하고 아름답다고 느꼈죠. 이후 세종대왕이 한글을 왜, 어떻게 만들었는지 배웠을 때 너무 대단한 언어, 글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예전에 완도에서 한 달 동안 봉사활동을 했었는데, 그때 꼭 다시 돌아와 한국어를 제대로 배워야겠다고 결심했어요.” (브리짓 하딩, 미국)
미국에서 온 브리짓 하딩 학생
미국에서 온 브리짓 하딩 학생
한국어교육센터의 정규 과정은 1급에서 6급까지 구성되어 있고, 각 급은 총 10주에 걸쳐 진행된다고 해요. 케이팝과 한국 드라마를 통해 친근감을 쌓은 초급반 학생들은 한국어가 쉽다고 느끼지만, 고급반이 될수록 어렵게 느낀다고 하네요. 고급반인 6급 반 학생들에게 자신만의 한국어 배우기 노하우를 물어봤어요.
말레이시아에서 온 옌재신 학생
말레이시아에서 온 옌재신 학생
“말레이시아에서 독학으로 시작했어요. 어느 정도 공부하니 제가 한국어를 잘 이해하는 것 같았죠. 자신감이 생겨 언어 교환 앱으로 한국 원어민과 전화 대화를 나눠봤어요. 그런데 그분이 ‘그쪽이 열심히 하고 있다는 건 느낄 수 있지만, 진짜 한마디도 못 알아들었어요’라고 하는 거예요. 좌절감에 눈물이 났지만, 실패를 기회 삼아 언어 교환 앱을 많이 활용하니 실력이 향상되는 걸 느낄 수 있었어요.” (옌재신, 말레이시아)

그 밖에도 유튜브로 공부하기, 취미 활동을 통해 자연스럽게 관계 만들기, 좋아하는 케이팝 들으며 어휘량 늘리기 같은 방법도 있고요. 미국에서 온 토마스 학생은 재미없긴 하지만 매일 30분씩 단어 외우는 방법이 생각보다 효과가 좋다고 하네요. 홍콩에서 온 임지호 학생은 일주일에 한두 번은 꼭 노래방을 가는데, 많은 도움이 된다고 하고요.
미국에서 온 토마스 학생
미국에서 온 토마스 학생
한국어 교사 입장에서도 미묘한 의미 차이를 외국인에게 이해시키는 과정이 쉽지 않다고 해요. 상황에 맞는 다양한 영상을 사용하기도 하고, 어린 자녀의 책을 읽어주다가 쉬운 예문을 발견하면 메모해 뒀다 학생들에게 알려준다고 해요.
이영환 대우 전임강사
이영환 대우 전임강사
“영상은 드라마, 영화, 예능 상관없이 다양하게 사용합니다. 명사는 가르치기 쉬운데 부사는 그 나라 고유한 특징이 있고 번역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아, 정확한 느낌을 말로 설명해 전달하기가 어렵더라고요. ‘빤히 쳐다보다’와 ‘물끄러미 바라보다’는 적합한 영상을 찾아 그 눈빛을 보라고 가르쳐요.” (이영환 대우 전임강사)

“외국 학생을 가르치는 언어 교사는 주변에 대한 끊임없는 호기심이 필요한 것 같아요. 그 사회의 관습과 문화를 고스란히 반영하고 있는 언어는 조금씩 변화하고 있고, 저는 그 변화를 계속 좇아가려 하죠. 정치, 경제, 사회, 문화의 내용을 종합적으로 전달할 수 있도록 뉴스, 예능 가릴 것 없이 찾아보고, 따라가고 있어요.” (김풀잎 대우 전임강사)
김풀잎 대우 전임강사
김풀잎 대우 전임강사
한국어교육센터에서 8번째 가을을 맞이하고 있는 두 선생님은 교육자로서 큰 보람을 느낀다고 해요. 단순히 가르침을 주고받는 것이 아니라 서로 에너지를 충전시켜주는 관계. 선생님들은 오히려 학생들에게 긍정의 기운을 더 받는 것 같다고 하네요.
“몇 년 전 베트남 학생이 본국으로 돌아가며 ‘어떤 일을 해야 할지 아무 계획도 없었는데 선생님을 보고 한국어 선생님이 되고 싶어졌어요’라고 건넨 한마디는 아직까지 잊히지 않아요.” (이영환)
한국어교육센터 정규수업 모습
한국어교육센터 정규수업 모습
한국어의 매력을 알게 된 외국인 학생들. 브리짓 학생은 한국에 남아 환경단체에 대한 연구를 이어가고, 토마스 학생은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로 한국에서 취직을 희망하고 있어요. 홍콩으로 돌아가 중학교 선생님이 될 예정인 임지호 학생은 한국 문화 동아리를 만들 계획이고, 수학을 전공한 옌재신 학생은 한국어 교육 학사학위를 따고 싶은 열정이 생겼다고 해요.
외국인 학생들이 필기한 한국어 교재
외국인 학생들이 필기한 한국어 교재
각자의 목표는 다르지만 언어를 통해 한국을 사랑하게 된 학생들 모두의 바람이 이루어지길, 한국어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더 많아지길 스누새가 응원합니다.
답장 (5)
  • 새홀리기
    새홀리기
    모국어이다보니 자연스럽게 사용만 했었는데, 외국인들에게 가르치는 건 확실히 또 다른 문제인 것 같아요. 존경합니다
  • 백학
    백학
    한글날을 맞아 의미있는 기사 잘 보았습니다~~! 본국으로 돌아가서도 한국어를 계속 사랑해주세요❤️
  • 뻐꾸기
    뻐꾸기
    한국어가 어려운 언어 중 하나인데 열심히 배우려는 외국인 학생들이 멋있습니다!!
  • 나무발발이
    나무발발이
    한국어를 배우는 학생들도, 한국어를 가르치는 선생님도 모두 아름답습니다^^
  • 백학
    백학
    한국어교육센터에 1,000여 명이나 되는 많은 외국인 학생들이 한국어를 배우고 있다는 게 놀랍습니다~ 모두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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