쉰여섯 번째
서울대 바보가 되어 보실래요?
과연 끝이 올까, 생각했던 코로나 19 팬데믹도 어느덧 막바지에 접어든 것 같은 봄날이에요. 중간고사가 끝난 후 MT 소식도 들려오고, 그동안 미뤄왔던 동아리 활동들도 재개되는 분위기예요. 무엇보다 5월10일~12일까지 버들골 일대를 들썩여 놓고 있는 봄축제 덕분에 비로소 학교가 학교답다는 생각이 드네요.

3년 만에 돌아온 대면 축제를 준비하는 ‘축제하는 사람들(이하 축하사)’ 학생들은 분주하고 또 설렌 모습이었어요. 오랜만에 맞이하는 대면 행사여서 그런지 준비하는 축하사에도, 또 축제를 기다리는 학생들에게도 평소와 다른 기대감이 느껴져요. 과거 대면 축제를 준비하던 때의 즐거움과 성취감을 계속 이어나가기 위해 다시 한번 의기투합한 축하사의 행사팀장 권지현 학생과 공연팀장 이상민 학생을 만나 봄축제의 준비 과정을 들어보았어요.

“수 많은 학생이 우리 축하사 30명이 만든 축제를 즐기고 간다는 사실이 굉장히 뿌듯했어요. 다음 축제도 잘 됐으면 좋겠다는 마음에 매해 축하사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데, 대면 축제를 준비하려고 하니 경험해본 친구들이 이제 얼마 남지 않았더라고요. 개인적으로는 이번이 졸업 학기인데, ‘마지막으로 대면 축제 한번 제대로 살려보고 가자’라는 마음으로 축하사 행사팀장을 맡았어요.” (생물교육과 18학번 권지현)
2022 봄축제 SNUFESTIVAL: 홈커밍 예선전을 겸하는 Pre-Festival(프리페스)
2022 봄축제 SNUFESTIVAL: 홈커밍 예선전을 겸하는 Pre-Festival(프리페스)
지난 4월 초에는 축제의 사전행사인 ‘예선전’이 열렸어요. 정말 오랜만에 열린 대면 행사였죠. 작년 온라인 행사와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많은 학생이 모였다고 해요. 사실 행사를 준비하면서 걱정도 많이 했대요. 몇몇 고학번 축하사를 제외하면 대면 행사에 대한 경험이 없었으니까요. 그런데 예상보다 훨씬 많은 학생이 모여 즐거워하고 일손이 부족할 정도로 흥행이 되는 걸 보면서, 축제를 준비하는 원동력이 생겼다고 해요.

“축제에 사람들이 찾아오는 것을 그저 당연하게만 생각했는데, 코로나 이후로 정말 많은 분이 찾아 주시는 걸 보니 그 자체가 정말 감사했어요. 준비한 공연들이 우리끼리만의 울림이 아니라, 많은 사람에게도 같은 울림을 줄 수 있다는 사실이 굉장히 감격스러웠어요. 내가 축하사를 왜 하는지 이제야 비로소 알 것 같았어요.” (에너지자원공학과 17학번 이상민)

사실 우리 학교 축제에는 ‘노잼’이라는 꼬리표가 항상 따라다녀요. 서울대 3대 바보 중 하나가 ‘서울대 축제에 가는 사람’이라고 할 정도니까요. 하지만 축하사 친구들은 그 말을 부정적으로 생각하지만은 않는다고 해요. 오히려 연예인들이 많이 오는 다른 학교와는 다르게 우리 학교 축제만의 차별점을 만들기 위해 더 많이 고민하고 노력한다고 말했어요.
축하사의 공연팀장 에너지자원공학과 17학번 이상민 학생
축하사 공연팀장 에너지자원공학과 17학번 이상민 학생
“바보일 수도 있죠. 하지만 다른 대학과 스타일이 다른 것일 뿐이라고 생각해요. 연예인을 섭외할 비용으로 우리가 직접 만드는 우리만의 메시지에 더 투자하는 것이니까요. 그런 걸 바보라고 한다면, 바보가 맞겠죠. 저는 그런 바보가 되는 것에는 나름의 자부심이 있습니다.” (이상민)

“축하사 아닌 친구들이 저희를 ‘바추위’라고 불러요. 바보추진위원회라고. 하지만 우리 학교 축제가 연예인들을 많이 부를 수 없는 대신, 학생들이 직접 만드는 재미있는 이벤트들이 많아요. 그런 점을 잘 살려서 우리 학교만의 특징으로 만들어가고 싶어요. 그래도 예전보다 참여도와 만족도가 높아진 걸 보면 그런 저희의 목표가 조금씩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것이 아닐까 해요.” (권지현)
작년 비대면으로 이루어진 축하사의 사전 회의 모습(왼쪽)과 거리두기 제한으로 100명만 참석 가능했던 공연은 유튜브로 중계되었다
작년 비대면으로 이루어진 축하사의 사전 회의 모습(왼쪽)과 거리두기 제한으로 100명만 참석 가능했던 공연은 유튜브로 중계되었다
축하사 학생들은 우리 학교 축제가 결코 ‘노잼’이 아니라고 이야기했어요. 특히 코로나 19 팬데믹 이후부터는 사회적인 의미나 메시지를 담으려고 하기보다 즐길 수 있는, 한바탕 신나게 놀 수 있는, 정말 ‘축제다운 축제’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고 해요. 그러자 호응도 점점 더 좋아지는 게 느껴졌대요. 특히 선착순 신청인 캠핑을 하면서 보는 공연은 거의 5초 만에 마감될 정도로 인기가 많아요. 축하사의 마스코트인 ‘고릴라리온’ 인형을 구출해오는 탈출게임, 물총을 쏴서 학점을 따는 게임 등 주로 참여 형태의 프로그램들이 많이 보이네요.

“우리 학교 축제가 매번 이름이 있잖아요. 저희는 축제 이름과 콘셉트에 많이 치중했던 것 같아요. 나름 멋있는 의미를 담으려고 했던 건데 학생들에게는 잘 와닿지 않았던 거죠. 요즘은 그냥 직관적으로 ‘서울대학교 축제’라고 하니 오히려 홍보가 잘 되고 참여율도 더 높아진 게 아닌가 해요.” (이상민)
축제 첫째 날 버들골
축제 첫째 날 버들골
이번 축제는 본부 앞 공사 때문에 버들골 풍산마당에서 열리고 있어요. 오랜만에 하는 대면 축제에, 익숙하지 않은 환경에서 축제를 준비하느라 걱정도 많고 챙겨야 할 것도 많지만, 그런데도 축제를 앞둔 축하사 학생들의 표정은 자신감이 넘쳤어요. 정말 오랜만에 축제의 맛을 느낄 수 있다고 하니, 스누새도 이번 축제를 꼭 놓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답니다.

“예년보다 찾아오기 조금 힘든 장소라 걱정이 되긴 하지만, 장터 참가자 모집을 하는데 대단히 많은 신청이 들어왔어요. 경쟁률이 3:1이나 됐죠. 그만큼 선발 과정이 치열했는데 정말 기발하고 재밌는 부스들이 많아요. 대박이에요, 진짜로.”(권지현)
축하사 행사팀장 생물교육과 18학번 권지현 학생
축하사 행사팀장 생물교육과 18학번 권지현 학생
“축제에 항상 게임대회 결승전이 열리는데, 이번 출연자는 특별한 분이세요. 힌트를 드리자면 평소와는 다른 성별의 해설자가 오십니다. 이 게임을 좋아하는 학생이라면 절대 후회하지 않을 분이 오시니깐, 기대하셔도 좋습니다.” (이상민)

마지막까지 축제 홍보에 여념이 없는 축하사. 졸업 전 마지막 축제가 될 축하사에도, 또 오랜만에 대면 축제를 즐기게 될 관악의 모든 학생에게도, 기억에 남는 즐거운 추억이 되길 스누새가 바랍니다. 모두 풍산마당에서 만나요!

‘2022 봄축제 SNUFESTIVAL: 홈커밍’의 더 많은 프로그램이 궁금하시다면,
https://www.instagram.com/snufestival/
답장 (6)
  • 아비
    아비
    진짜 축제
  • 두견
    두견
    소리질러
  • 꼬리치레
    꼬리치레
    자랑스럽습니다♡♡♡
  • 뻐꾸기
    뻐꾸기
    재밌었어용
  • 두루미
    두루미
    오! 오프라인 축제!
  • 꿩
    예전에 단대 집행위원으로 단대 축제기획을 했던 기억이 남습니다. ^^ 벌써 학교를 떠난 지 오래지만, 준비하는 과정에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네요. 매해 축하사도 파이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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