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의 의학자들을 길러내는 우리 학교 의과대학에는 숨은 조력자들도 많이 있어요. 그중 의학도라면 피할 수 없는 시신 해부실습을 위해서 기증자를 찾고, 교육에 용이하도록 시신을 준비하는 사람들이 있어요. 사람들은 잘 모르지만 꼭 필요한 일을 하고 계신 의과대학 시신기증상담실 김인관 · 최영태 선생님을 스누새가 만났어요.
“시신기증 상담뿐 아니라 고인을 모셔와 방부작업을 하고 실습 준비를 마치는 일까지 해요. 처음에 반년 정도는 너무나 어려웠죠. 시신을 마주하면 기분이 가라앉고 방독면도 쓰고 장갑도 끼지만 옷 깊이 포르말린(방부제) 냄새가 밸 수밖에 없어요. 시보 때는 일을 그만둘까 정말 많이 고민했어요.”(김인관)
1990년대부터 해부학교실과 법의학교실에서 근무를 시작한 김인관, 최영태 선생님은 이 업무에 30년째인 베테랑이시지만 고인을 마주하는 일은 도저히 익숙해지지 않아요.
“시신기증 상담뿐 아니라 고인을 모셔와 방부작업을 하고 실습 준비를 마치는 일까지 해요. 처음에 반년 정도는 너무나 어려웠죠. 시신을 마주하면 기분이 가라앉고 방독면도 쓰고 장갑도 끼지만 옷 깊이 포르말린(방부제) 냄새가 밸 수밖에 없어요. 시보 때는 일을 그만둘까 정말 많이 고민했어요.”(김인관)
1990년대부터 해부학교실과 법의학교실에서 근무를 시작한 김인관, 최영태 선생님은 이 업무에 30년째인 베테랑이시지만 고인을 마주하는 일은 도저히 익숙해지지 않아요.
“작년부터는 고인이 코로나에 감염됐었을 우려가 있어서 기증받는 게 더 힘들어요.”(김인관)
이렇게 어렵고 모두가 피하는 일이지만, 해부실습은 의학교육을 위해 꼭 필요한 일이래요. 의대 학생들은 본과 1학년 1학기에 이 과목을 필수로 들어야 하고 여기서 인간의 근육과 혈관, 조직에 대한 많은 지식을 배우게 되는데, 한 학년을 가르치기 위해서는 1년에 30여 구의 교육용 시신이 필요한 것이죠.
“90년부터 지금까지 서울대에 기증을 약속하신 분들이 9,700여 분이 넘어요. 의학교육의 뜻에 동참해주신 분들이 그만큼 많다는 거죠.”(최영태)
숭고한 희생으로 기꺼이 몸을 내어주시기로 약속하신 분들이 하루에도 두세 명씩은 꼭 찾아오셔서 상담을 받으신다고 해요. 선생님들은 그 한 분 한 분을 감사한 마음으로 상담해드리고 있어요.
“90년부터 지금까지 서울대에 기증을 약속하신 분들이 9,700여 분이 넘어요. 의학교육의 뜻에 동참해주신 분들이 그만큼 많다는 거죠.”(최영태)
숭고한 희생으로 기꺼이 몸을 내어주시기로 약속하신 분들이 하루에도 두세 명씩은 꼭 찾아오셔서 상담을 받으신다고 해요. 선생님들은 그 한 분 한 분을 감사한 마음으로 상담해드리고 있어요.
“기증자의 가족이 밤이든 새벽이든 가리지 않고 연락을 하시기 때문에 24시간 대기중이에요.”(최영태)
하지만 이런 고인의 뜻에도 불구하고 막상 장례를 치르게 되면 가족들의 반대에 부딪히거나, 적합하지 않은 상태 때문에 난감한 일을 자주 겪기도 하신대요.
“기증 의사를 밝힐 때 가족의 동의를 받지만, 기증받을 때 찾아가면 일부 가족은 모르는 경우가 있어요. 형제들은 동의하는데 자녀들이 반대하는 경우도 있고…. 멀리 한달음에 달려왔지만, 그런 갈등이 있으면 우리는 일단 물러나 가족끼리 합의하도록 하는 수밖에 없죠.”(최영태)
“고인을 이미 모셔왔는데 몇 개월 후에 자녀들이 찾아와 아버지를 내놓으라 했던 일도 있었어요. 고인을 우리가 소유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어렵게 모셔왔더라도 인계해드릴 수밖에 없어요.”(김인관)
가족이 모두 동의하더라도 고인이 해부실습에 적합한 상태가 아닌 경우도 있어요. 원활한 교육을 위해 차려자세가 가능해야 하는데 허리가 너무 굽어 똑바로 눕지 못한 상태로 눈을 감으셨든지, 오랜 병상 생활로 근육이 빠져버려 실습이 어려운 경우가 요즘 들어 부쩍 늘었어요. 그렇게 신중히 고려해서 모시다 보니 열에 서너 건만 정상적인 기증이 가능하대요.
“기증 의사를 밝힐 때 가족의 동의를 받지만, 기증받을 때 찾아가면 일부 가족은 모르는 경우가 있어요. 형제들은 동의하는데 자녀들이 반대하는 경우도 있고…. 멀리 한달음에 달려왔지만, 그런 갈등이 있으면 우리는 일단 물러나 가족끼리 합의하도록 하는 수밖에 없죠.”(최영태)
“고인을 이미 모셔왔는데 몇 개월 후에 자녀들이 찾아와 아버지를 내놓으라 했던 일도 있었어요. 고인을 우리가 소유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어렵게 모셔왔더라도 인계해드릴 수밖에 없어요.”(김인관)
가족이 모두 동의하더라도 고인이 해부실습에 적합한 상태가 아닌 경우도 있어요. 원활한 교육을 위해 차려자세가 가능해야 하는데 허리가 너무 굽어 똑바로 눕지 못한 상태로 눈을 감으셨든지, 오랜 병상 생활로 근육이 빠져버려 실습이 어려운 경우가 요즘 들어 부쩍 늘었어요. 그렇게 신중히 고려해서 모시다 보니 열에 서너 건만 정상적인 기증이 가능하대요.
의과대학 내 충효당에 임시로 모신 기증자가 400여 분이 된다고 해요.
누구나 쉽게 하지 못하는 일을 오랜 기간 맡아오신 두 선생님. 어떤 순간에 가장 보람이 있으신지 물어봤어요.
“우리가 준비한 실습이 잘 마무리될 때, 학생들이 불만 없이 실습을 끝낼 때 그때가 가장 기쁘고 뿌듯해요. 실습을 마무리하고 화장까지 해서 고인을 모시면 한 학년이 다 끝났구나 하죠. 다른 건 없어요.”(최영태)
“다른 분들께서 ‘어려운 일 한다’, ‘고생한다’ 한 마디 해주시는 것이 큰 힘이죠. 우리가 하는 일을 인정받는다 그런 느낌들이 참 힘이 돼요.”(김인관)
“우리가 준비한 실습이 잘 마무리될 때, 학생들이 불만 없이 실습을 끝낼 때 그때가 가장 기쁘고 뿌듯해요. 실습을 마무리하고 화장까지 해서 고인을 모시면 한 학년이 다 끝났구나 하죠. 다른 건 없어요.”(최영태)
“다른 분들께서 ‘어려운 일 한다’, ‘고생한다’ 한 마디 해주시는 것이 큰 힘이죠. 우리가 하는 일을 인정받는다 그런 느낌들이 참 힘이 돼요.”(김인관)
스누새가 머문 짧은 순간에도 우리 학생들을 위해 자신의 몸을 기증하겠다는 상담 전화가 이어졌어요. 숭고한 마음을 정성으로 응대하고, 고된 일임에도 죽음을 마주하는 시간을 기꺼이 감내하는 두 분 덕분에, 오늘도 의과대학 학생들은 좋은 의사가 되는 한 발짝을 내디딜 수 있었습니다.
“저희는 의학의 가장 근본이며 의술의 시작인 해부학 실습을 앞두고 있습니다. 실습을 위하여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당신들의 몸을 흔쾌히 저희의 배움을 위해 희생하신 분들에게 저희는 어떠한 말로도 그 고마움을 표시할 수 없을 것입니다. … 저희는 의술을 한낱 돈벌이의 수단으로 여기지 않고 환자들의 육체적인 병뿐만 아니라 마음의 병까지 어루만질 수 있는 의사가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시신을 기증해 주신 분들이 베풀어주신 넓은 뜻을 헤아려 날카로운 눈과 용감한 마음 그리고 어머니의 따뜻한 손길로 의학을 배울 것을 다짐합니다.”
- 해부학실습을 앞두고, 위령제 추도문 중
그 선택에 기꺼이 동의하신 가족분들
그리고 그 선택이 헛되지 않게 불철주야 노력하시는 두 분
의료 관계자 여러분들과 학생들의 열과 성으로
이 나라의 의술이 발전하여
수많은 생명들를 구한다고 생각합니다.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늘 건강하시고 평안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