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누새는 계절마다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는 캠퍼스의 꽃과 나무들을 구경하는 게 재미있어요. 그런데 꽃과 나무들이 저절로 그곳에서 자라나고 성장한 게 아니더라고요. 알고 보니 학술림 직원 선생님들이 하나하나 조사하고 각각 번호를 붙여 정성으로 관리를 하신 거예요.
경기 광주의 태화산, 수원의 칠보산 그리고 전남 광양에 우리 학교의 학술림이 있고 관악캠퍼스에는 이 학술림을 총괄적으로 관리하는 직원들이 계세요. 그중에 이정구 선생님은 최고참이시고, 6월 30일 자로 명예로운 퇴직을 하시게 되신대요.
“1984년도에 서울대 들어와서 36년 9개월을 근무했네요. 농대가 수원캠퍼스에 있었을 시절에 경리 업무로 시작해서 칠보산 학술림에서 현장 업무를 했고, 관악캠퍼스에서 근무를 마무리하고 있죠.”
경기 광주의 태화산, 수원의 칠보산 그리고 전남 광양에 우리 학교의 학술림이 있고 관악캠퍼스에는 이 학술림을 총괄적으로 관리하는 직원들이 계세요. 그중에 이정구 선생님은 최고참이시고, 6월 30일 자로 명예로운 퇴직을 하시게 되신대요.
“1984년도에 서울대 들어와서 36년 9개월을 근무했네요. 농대가 수원캠퍼스에 있었을 시절에 경리 업무로 시작해서 칠보산 학술림에서 현장 업무를 했고, 관악캠퍼스에서 근무를 마무리하고 있죠.”
70년대의 관악산·관악캠퍼스에는 지금처럼 나무가 울창하지 않았네요
선생님이 학교에서 근무를 시작했던 80년대까지는 정부 주도의 조림 사업이 활발했다고 해요. 이 조림사업에서 서울대의 역할이 컸기 때문에 한창이던 때에는 학술림 직원들이 50여 명에 달했다고 해요. 지금은 20여 명의 직원이 학술림과 캠퍼스의 나무들을 관리하고 계시고요.
“서울대 직원들은 종자 파종 · 접목 · 가지치기 같은 학생 실습을 수행해 왔어요. 농대가 관악캠퍼스로 온 뒤로는 관악캠퍼스의 나무들도 돌보고 있고요.”
“서울대 직원들은 종자 파종 · 접목 · 가지치기 같은 학생 실습을 수행해 왔어요. 농대가 관악캠퍼스로 온 뒤로는 관악캠퍼스의 나무들도 돌보고 있고요.”
학술림 선생님들이 만든 서울대학교 나무 사전에는 직접 촬영한 식물의 모습과 식물의 특성들이 생생히 기록돼 있어요
주변을 잘 관찰하는 사람들은 캠퍼스 나무들에 이름표와 번호표가 달린 걸 보셨을 거예요. 바로 학술림의 나무지기 선생님들이 붙여 놓은 것이죠.
그렇지만 이 넓은 캠퍼스의 나무들을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것은 처음부터 쉬운 일이 아니었어요. 나무가 학교의 재산이라는 개념이 약해서 창문에 닿는다든지, 머리 위로 가지가 자란다든지 하는 이유로 마음대로 잘라버리고 훼손하는 일들이 종종 일어났던 것이죠.
“때로는 화도 내고, 어르고 달래기도 하면서 지금의 체계를 잡아 왔어요. 이제는 작은 나무라도 함부로 베지 않고 저희와 협의를 하죠.”
우여곡절도 많았지만, 캠퍼스의 나무들을 보면 자식 같고 애정이 생기신대요. 특히 선생님은 미술대학과 83동 사이 회전도로에 있는 오래된 소나무가 특별히 마음이 간다고 하세요.
그렇지만 이 넓은 캠퍼스의 나무들을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것은 처음부터 쉬운 일이 아니었어요. 나무가 학교의 재산이라는 개념이 약해서 창문에 닿는다든지, 머리 위로 가지가 자란다든지 하는 이유로 마음대로 잘라버리고 훼손하는 일들이 종종 일어났던 것이죠.
“때로는 화도 내고, 어르고 달래기도 하면서 지금의 체계를 잡아 왔어요. 이제는 작은 나무라도 함부로 베지 않고 저희와 협의를 하죠.”
우여곡절도 많았지만, 캠퍼스의 나무들을 보면 자식 같고 애정이 생기신대요. 특히 선생님은 미술대학과 83동 사이 회전도로에 있는 오래된 소나무가 특별히 마음이 간다고 하세요.
웅장하지는 않지만, 사방으로 힘차게 뻗은 가지들이 멋있어요.
“아마 200년 정도 됐을 소나무에요. 잘 생기고 예쁘고…. 관악캠퍼스에서 가장 좋은 나무 중의 하나일 거예요. 2003년에 처음으로 가지치기를 하러 그 나무에 올라갔는데 그동안 바람을 맞고 눈이 쌓였다 녹으면서 죽은 가지들이 많았던 기억이 나네요.”
그런데 그 소나무 가지치기가 뜻밖의 소동을 일으켰다고 해요. 당시에는 ‘침엽수는 가지치기하면 죽는다’라는 속설이 있어서 가지치기 현장을 본 사람들이 ‘내년 여름에 서울대의 소나무가 다 말라 비틀어 죽을 것’이라며 펄쩍 뛴 것이죠.
이 일이 결국 일파만파 번져 선생님은 참 난감하셨다고 해요. 선생님의 선택은 정면돌파. ‘소나무가 하나라도 죽으면 자리를 내놓겠다’라며 책임을 지겠다고 하셨대요. 업무를 잘 아는 담당자의 자신감이겠지만 직장에서 자리를 내놓겠다는 다짐을 했다니 놀라웠어요. 그해 여름이 지나갈 때까지 선생님의 심장은 얼마나 쫄깃(?)했을까요.
다행히 그해 여름 캠퍼스의 소나무는 더 푸르렀고 선생님에게도 별일이 없이 여름이 지나갔어요.
그렇게 캠퍼스 나무들에 대한 애정을 이어오고 계신 선생님. 선생님은 퇴직에 앞서 서울대 사람들이 나무를 좀 더 조심스럽게 다뤄주길 바라신대요.
“관악에서만 매년 죽어서 교체되는 나무가 수천 그루에요. 특히 겨울철에 제설하고 남은 염화칼슘이 겨우내 녹아 염해 피해를 보는 경우가 많으니까, 남는 것을 흙에 버리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애정으로 근무한 학교를 떠나기 전, 동료들과의 여행을 계획하셨지만, 코로나 때문에 취소하셨다는 선생님. 그래도 덕분에 차분한 마무리가 되었다며 후배들이 끈끈한 정을 이어가길 바라는 마음을 내비치셨어요.
그런데 그 소나무 가지치기가 뜻밖의 소동을 일으켰다고 해요. 당시에는 ‘침엽수는 가지치기하면 죽는다’라는 속설이 있어서 가지치기 현장을 본 사람들이 ‘내년 여름에 서울대의 소나무가 다 말라 비틀어 죽을 것’이라며 펄쩍 뛴 것이죠.
이 일이 결국 일파만파 번져 선생님은 참 난감하셨다고 해요. 선생님의 선택은 정면돌파. ‘소나무가 하나라도 죽으면 자리를 내놓겠다’라며 책임을 지겠다고 하셨대요. 업무를 잘 아는 담당자의 자신감이겠지만 직장에서 자리를 내놓겠다는 다짐을 했다니 놀라웠어요. 그해 여름이 지나갈 때까지 선생님의 심장은 얼마나 쫄깃(?)했을까요.
다행히 그해 여름 캠퍼스의 소나무는 더 푸르렀고 선생님에게도 별일이 없이 여름이 지나갔어요.
그렇게 캠퍼스 나무들에 대한 애정을 이어오고 계신 선생님. 선생님은 퇴직에 앞서 서울대 사람들이 나무를 좀 더 조심스럽게 다뤄주길 바라신대요.
“관악에서만 매년 죽어서 교체되는 나무가 수천 그루에요. 특히 겨울철에 제설하고 남은 염화칼슘이 겨우내 녹아 염해 피해를 보는 경우가 많으니까, 남는 것을 흙에 버리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애정으로 근무한 학교를 떠나기 전, 동료들과의 여행을 계획하셨지만, 코로나 때문에 취소하셨다는 선생님. 그래도 덕분에 차분한 마무리가 되었다며 후배들이 끈끈한 정을 이어가길 바라는 마음을 내비치셨어요.
추억이 된 교직원 체육대회의 순간들
“지금은 열지 않지만, 예전 교직원 체육대회 때는 캠퍼스별로 팀을 나누어서 연습과 응원을 함께 했어요. 상경해서 도시락도 같이 먹고 밥도 지어 먹고… 즐거운 추억이었죠.”
덤덤하게 이야기하셨지만 스누새는 선생님이 얼마나 우리 학교에 애정이 깊으셨는지 느껴졌어요. ‘서울대’라는 주제만으로도 시간이 어떻게 흐르는지 모를 만큼 할 이야기가 많으셨으니까요.
아마 6월을 끝으로 서울대학교를 떠나시는 분들 모두 그 모습은 비슷할 것 같아요. 엉성한 밑그림만 있던 서울대를 다양한 색으로 칠해오신 분들, 모두 고생하셨습니다. 감사합니다.
덤덤하게 이야기하셨지만 스누새는 선생님이 얼마나 우리 학교에 애정이 깊으셨는지 느껴졌어요. ‘서울대’라는 주제만으로도 시간이 어떻게 흐르는지 모를 만큼 할 이야기가 많으셨으니까요.
아마 6월을 끝으로 서울대학교를 떠나시는 분들 모두 그 모습은 비슷할 것 같아요. 엉성한 밑그림만 있던 서울대를 다양한 색으로 칠해오신 분들, 모두 고생하셨습니다. 감사합니다.
누군가가 알아주지 않더라도 여러분은 서울대의 지금을 만든 소중한 사람입니다.
그리고 고맙습니다.
제가 입학할 무렵의 관악산 사진을 보니....
그리고 83동 앞이 소나무가 그런 사연이 있는줄 처음 알았고
생물학적 퇴직이 너무 아쉽고
항상 건강하시기를 기원합니다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퇴임을 축하드리며 앞으로의 즐겁고 행복한 삶도 기도드립니다 †
이렇게 앞으로도 구석구석 학교를 위해 애쓰시는 분들 사연 알려주시면 참 감사하겠습니다.
학교 나무들을 볼 때 마다 몇몇은 이름이 정성스럽게 달려있고 해서 누가 이렇게 열심히 관리하셨나 궁금했어요.
조경하시는 것도 어떤 분들이 하시나 궁금하기도 했구요. 철마다 아름다운 꽃들과 나날이 성장하는 나무들을 지척에서
볼 수 있는 게 관악캠퍼스에 있는 가장 큰 장점중에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우아한고 아름다운 자태를 위해 백조발이 되어서 애써주신 나무지기 선생님들 고맙습니다.
항상 건강하시고 퇴직하시더라도 종종 들러주세요 ^_^
미대 근처 떡갈잎수국 너무 예뻐서 눈호강하고있습니다. 보건대학원 옆에 나무 작년에 강풍에 쓰러져 죽고 정말 바로 새로 심어주셔서 감사했습니다.
퇴직후에도 항상 건강 유지하시고, 제2의 멋진 인생을 시작하시기 바랍니다.
이번 학기에 입학했지만 비대면으로 수업이 이루어져서 수업자료나 교수님과의 미팅을 위해 학교를 방문하면 저를 반겨주는 건 예쁘게 자라난 식물들이었습니다. 이렇게 아름다운 캠퍼스가 조성되게 기여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도서관에서 자료를 읽다가 답답하여 나와서 머리를 식힐 수 있었던 것 또한 푸르른 나무들와 아름아름 피어난 꽃들이었습니다. 이 모든게 선생님의 사랑에서 비롯된거라는 생각이 드네요. 앞으로도 평생 푸르른 식물들 처럼 푸르고 멋있게 지내시길 바랄게요~ 건강하세요><
원래 학교 소식지는 그냥 읽고 별로 신경도 안 쓰지만요...
그런데 스누새 편지를 읽고, 제가 바라보는 나무들을 가꿔주시는 분들이 얼마나 오랜 시간동안 많은 노력으로 함께 해주셨는지를 알게 되었어요.
나무를 사랑하는 저로써는, 그냥 지나갈 수가 없었어요,
지금 저는 학교의 투썸에서 울창한 초여름의 나무들이 보이는 자리에 앉아 있는데요,
개인적으로도 나무와 숲을 너무 좋아하는지라 서울대에 입학해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점도
관악산으로 둘러쌓인 것 그리고 캠퍼스 내에 나무들이 많다는 것이었습니다.
이 마음이 나무지기 선생님들께 전달이 될 지 안 될지는 모르겠지만,
36년 간 학생들이 쾌적하고 안정된 환경에서 나무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게 해주신 이정구 선생님의 퇴직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이정구 선생님과 다른 나무지기 선생님들의 노고를 잊지 않겠습니다!
나무지기 선생님들의 사랑을 듬뿍 받은 나무들이라 생각하니 괜스레 기분이 좋아집니다 :)
감사합니다 :)
그리고, 스누새편지 늘 잘 보고 있습니다:) 학교에 스누새가 생겨 너무 좋아요^^ 앞으로도 쭈욱~ 오래 활동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