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번째
새내기와 선배의 첫 만남, 새내기 OT
사람들과 가까이서 이야기 하는 것이 부담스럽고 밖으로 나가는 게 고민되는 요즘, 잘 지내시나요? 스누새도 주변과 거리두기를 하며 집 안에 콩 박혀 살다보니 마음 편히 친구들과 어울렸던 1월이 그리워져요. 참, 1월에는 저도 첫 후배를 받았잖아요. 20학번 귀여운 후배들과 함께 새내기 OT에서 신나게 놀았답니다.

1월의 어느 날 오전 8시. 영하의 기온이지만 문화관 대강당에 모인 80명의 재학생 멘토들은 벌써 후배들을 맞을 준비를 하고 있었어요. 주먹밥을 입에 물고 각자의 임무를 두 번 세 번 확인하는 이들의 표정에서 약간의 긴장감이 느껴지네요. 이런, 아직 준비를 다 못했는데 새내기들이 하나 둘 문화관으로 도착하네요!
관악에 던져진 새내기를 위해, 필요한 정보를 모아 모아서
곧 1000여석의 대강당이 새내기들로 꽉 차고, 드디어 새내기 OT의 1부가 시작됩니다. 첫 순서는 음악대학 성악과 선배님들과 함께 교가배우기 시간이네요! 선배님들의 지도에 맞춰 가사를 들여다보며 따라 불러봅니다. 처음 만나는 사람들과 교가를 부른다는 게 어색하기는 하지만 뭐 어때요, 다시 부를 일도 없을 텐데요!

교가를 배우고 나니 홍기현 교육부총장님의 인사말과 명훈 학생부처장님의 학사정보 안내가 이어집니다. 새내기들은 학생증 만들기와 다양한 전공제도, 동아리 활동, 복지제도에 대한 설명을 집중해서 듣습니다. 유용한 정보가 있는 PPT 화면을 찍기도 하면서 집중하는 모습을 보니 거친(?) 관악 생활을 꿋꿋하게 잘 해낼 것 같아요!
선배와의 첫 만남, 새내기와의 첫 만남
1부가 끝난 뒤 2부는 사전에 신청한 새내기들만 남았어요. 이제 ‘진짜’ 새내기 OT가 시작됩니다. 강당 문이 열리고 깃발을 든 멘토들이 소리를 지르며 힘차게 입장합니다. 새내기들은 지금부터 멘토들과 함께 밥도 먹고 대학생활의 궁금한 점을 이야기 나누면서 학교를 이해하는 시간을 가질 예정이에요.
스누새가 따라간 1동 210호는 17반 23명의 멘티와 2명의 멘토가 모였네요. 새내기들은 미리 낸 자기소개서를 토대로 멘토들이 만든 퀴즈를 맞히며 서로를 알아갔어요. ‘이름 삼행시’와 ‘나만의 매력’ 퀴즈에는 웃음이 빵빵 터지네요! 후배들과 어색함을 녹이기 위해 멘토들이 정말 준비를 열심히 한 게 느껴지더라고요!

“신입생 때 새내기 OT로 친구들도 많이 사귈 수 있었고 도움을 많이 받았어요. 멘토로 참여하고 싶었는데 작년에 처음 기회가 왔고 올해 주저 없이 또 신청했습니다.”(17반 멘토 김동우, 컴퓨터공학부 17)

“신입생들을 비롯해 좋은 사람들을 많이 만날 수 있고 좋은 경험이 된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어요. 1차 자기소개서를 통과하고 2차 면접까지 끝난 뒤 합격 소식을 들었을 때 너무 기쁘더라고요!”(17반 멘토 김은유, 국악과 19)

사실 새내기 OT 멘토는 4대 1의 경쟁률을 뚫어야 할 정도로 치열했어요. 새내기 OT를 주관하는 학생지원과는 ‘처음으로 만나는 선배’로서 멘토의 역할이 더없이 중요하기 때문에 멘토단 모집에 특히 신경을 많이 썼다고 해요. 이렇게 어렵게 선발된 멘토들은 몇 달 동안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평창캠퍼스에서 합숙 워크숍을 하며 ‘좋은 선배가 되는 방법’을 고민한다고 해요. 추운 겨울임에도 후배들을 위해 기꺼이 시간을 내 노력한 선배들의 마음이 참 따뜻해요.
캠퍼스에 우리의 첫 추억을 쌓아갑니다
분반 강의실에서 나온 33개 반 멘토·멘티들은 캠퍼스 곳곳으로 흩어져 팀파워프로그램을 진행했어요. 교가 부르기, 전략 줄다리기, 고요 속의 몸부림 등 흥미로운 프로그램이 있었는데요, 가장 많은 프로그램에서 이긴 반을 시상해 치맥 회식권을 주는 만큼 반끼리 묘한 경쟁심이 돋아납니다. 이기면 오늘 저녁은 치킨이닭!(다행히 저는 닭이 아니에요)
팀파워프로그램 중간에 새내기들은 서울대학교 새내기로서의 다짐을 포스트잇에 꾹꾹 눌러 써보았어요.
“졸업할 때까지 학사 경고 안 받기!”
“한 학과마다 친구 한 명씩은 꼭 사귀고 싶어요”
“대학교 때 만든 작품들이 잘 팔려서 유명해지고 싶어요”
“4.5 학점을 받고 싶습니다(우리 학교 만점은 4.3인데 이 친구는 잘 몰랐나봐요)”

안타깝게도 코로나19로 학교의 대규모 행사들이 취소되는 바람에 정시모집 합격생을 대상으로 한 3차 행사는 열리지 못하게 되었어요. 전염병 확산을 막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였지만 생애 한 번 밖에 없을 대학 신입생 행사를 놓친 정시생 새내기들이 얼마나 상심했을까요. 상처받은 마음을 조금이라도 위로해주기 위해 80명 멘토들은 후배들에게 보낼 소포를 만들어 편지와 함께 학교생활을 속속들이 알려줄 책자를 담아 보냈습니다. 아쉬운 만큼 더 반갑게 만날 4월을 기다리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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