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이 피었다고, 날씨가 좋다고, 버스에서 내려 걸어 보기에는 ㅅㅇㄷ 캠퍼스는 너무 넓고 가파른 것만 같습니다. 그래도 1년에 한번쯤은 작정하고 캠퍼스를 뛰어 보라고 ㅅㅇㄷ 마라톤이 있나봅니다.
지난 금요일에는 12회 마라톤이 열려 남학생 139명, 여학생 99명, 교수 20명, 직원 94명이 대운동장에 출연했습니다. 서울대에 있다는 것 말고는 아무 공통점이 없어보이는 남녀노소가 모여 서로의 짧은 바지를 민망해 하지 않으며 국민의례도 하고 준비체조도 하는 모습이 정겹습니다.
지난 금요일에는 12회 마라톤이 열려 남학생 139명, 여학생 99명, 교수 20명, 직원 94명이 대운동장에 출연했습니다. 서울대에 있다는 것 말고는 아무 공통점이 없어보이는 남녀노소가 모여 서로의 짧은 바지를 민망해 하지 않으며 국민의례도 하고 준비체조도 하는 모습이 정겹습니다.
운동할 때는 절대 민망해 하지 않기
드디어 경기를 알리는 신호와 함께 359명이 일제히 뛰기 시작합니다. 트랙을 한 바퀴 돈 것은 준비운동인가 봅니다. 운동장을 나서자 마자 오르막이 시작됩니다.
선두 그룹과는 한참 멀어진 채 걸어가던 4**번 학생이 때마침 코스 옆에 정차한 5513 버스를 망연히 쳐다봅니다. 낮 기온 29도, 코스는 아직 한참이나 남았는데, 얼마나 타고 싶을까요. 어느새 마음을 다잡았는지 4** 학생은 힘차게 달리기 사작하네요. 혹시 모르죠, 우승이라도 할지. 마라톤이잖아요!
환경대학원의 아담한 잔디밭이 보일 때 쯤 순환도로는 잠시 평탄하게 변모합니다. 숨을 돌리며 오른쪽으로 눈도 살짝 돌렸다면 산 아래 오밀조밀 들어앉은 캠퍼스의 예쁨을 한 눈에 내려다 볼 수 있었겠네요.
전진하면 윗 공대로 오르는 길 밖에 남지 않은 지점에서, 분홍 옷을 입은 체육교육과 봉사학생들이 그 쪽 아니라며 친절한 내리막길로 안내를 합니다. 힘 들이지 않고 뛰어내려가는 마라토너들의 환한 미소가 귀엽습니다.
웃으며 내달린 그 길은 사실은 반환점이 지나면 다시 올라와야 하는 길이었습니다. "사람들이 포기하는 곳도 거기일 거고 러너스 하이를 만나는 곳도 거기일 거에요." 행사를 준비한 스포츠진흥원 조교님이 말했던 곳입니다.
러너들에게 웃음기가 사라지고 얼굴은 너무 무섭거나 너무 빨갛습니다. 날개가 없어 저렇게 두 발로 걸어야만 하는 인간들이 스누새는 사뭇 안쓰럽습니다.
"그 때 호흡이 터지면서 무아지경이 찾아왔어요. 내가 일부러 움직이지도 않는데 발이 나가는 느낌이죠." 2위로 들어온 공대 채문정 학생은 그 지점에서 러너스 하이를 느꼈다고 설명합니다.
선두 그룹과는 한참 멀어진 채 걸어가던 4**번 학생이 때마침 코스 옆에 정차한 5513 버스를 망연히 쳐다봅니다. 낮 기온 29도, 코스는 아직 한참이나 남았는데, 얼마나 타고 싶을까요. 어느새 마음을 다잡았는지 4** 학생은 힘차게 달리기 사작하네요. 혹시 모르죠, 우승이라도 할지. 마라톤이잖아요!
환경대학원의 아담한 잔디밭이 보일 때 쯤 순환도로는 잠시 평탄하게 변모합니다. 숨을 돌리며 오른쪽으로 눈도 살짝 돌렸다면 산 아래 오밀조밀 들어앉은 캠퍼스의 예쁨을 한 눈에 내려다 볼 수 있었겠네요.
전진하면 윗 공대로 오르는 길 밖에 남지 않은 지점에서, 분홍 옷을 입은 체육교육과 봉사학생들이 그 쪽 아니라며 친절한 내리막길로 안내를 합니다. 힘 들이지 않고 뛰어내려가는 마라토너들의 환한 미소가 귀엽습니다.
웃으며 내달린 그 길은 사실은 반환점이 지나면 다시 올라와야 하는 길이었습니다. "사람들이 포기하는 곳도 거기일 거고 러너스 하이를 만나는 곳도 거기일 거에요." 행사를 준비한 스포츠진흥원 조교님이 말했던 곳입니다.
러너들에게 웃음기가 사라지고 얼굴은 너무 무섭거나 너무 빨갛습니다. 날개가 없어 저렇게 두 발로 걸어야만 하는 인간들이 스누새는 사뭇 안쓰럽습니다.
"그 때 호흡이 터지면서 무아지경이 찾아왔어요. 내가 일부러 움직이지도 않는데 발이 나가는 느낌이죠." 2위로 들어온 공대 채문정 학생은 그 지점에서 러너스 하이를 느꼈다고 설명합니다.
축구공을 발에서 놓치 않고 달리는 축구부
선두는 아니지만 눈에 띄는 학생들이 있습니다. 걷기도 힘들어 보이는데, 허공에 쨉을 날리며 달리고, 공을 차고 놀면서 뛰고, 제 몸도 천근만근일텐데 테니스 라켓을 손에 쥔 채 뛰기도 하고, 하얀 태권도복에 검정띠를 맨 채 마라톤을 하기도 하는 이들은 '단체부'에 출전한 학생들이라고 합니다. 당신들 덕분에 너무 재미있었어요, 땡큐!
마라톤은 나이 순이 아닌가 봅니다. 크게 벌어져 버린 선두 그룹에는 엄격한 눈빛으로 앞만 보고 달리는 나이 지긋한 분들이 적지 않습니다. 젊은 학생이 힐끗 보더니 더 열심히 뜀박질을 합니다.
마라톤은 시작한 곳에서 끝이 납니다. 7.5 km를 34분 38초만에 뛰어버린 1등도 있고, 1시간 34분만에 들어오는 참가자도 있습니다. 언제 들어오든 완주한 사람들에게는 박수와 물세례가 쏟아집니다. 신청자 470명 중에 121명은 나타나지 않거나 완주하지 못했습니다.
이제 땀에 절은 모습으로 기념 사진을 촬영하며 축제 분위기인 운동장에서 왜 마라톤을 하시느냐고, 스누새가 궁금해서 물어 보았습니다.
마라톤은 나이 순이 아닌가 봅니다. 크게 벌어져 버린 선두 그룹에는 엄격한 눈빛으로 앞만 보고 달리는 나이 지긋한 분들이 적지 않습니다. 젊은 학생이 힐끗 보더니 더 열심히 뜀박질을 합니다.
마라톤은 시작한 곳에서 끝이 납니다. 7.5 km를 34분 38초만에 뛰어버린 1등도 있고, 1시간 34분만에 들어오는 참가자도 있습니다. 언제 들어오든 완주한 사람들에게는 박수와 물세례가 쏟아집니다. 신청자 470명 중에 121명은 나타나지 않거나 완주하지 못했습니다.
이제 땀에 절은 모습으로 기념 사진을 촬영하며 축제 분위기인 운동장에서 왜 마라톤을 하시느냐고, 스누새가 궁금해서 물어 보았습니다.
"사실은 오늘까지 꼭 해야 하는 일이 있었는데 너무 스트레스 받아서 연구실에서 뛰쳐나와서 현장 접수하고 뛰었습니다." (충동 출마해 3등한 교수님) |
"원래 마라톤 매니아인데 언덕이 심한 학교 코스에 도전해 보고 싶었어요." (마라톤을 사랑하는 경제학부 학생) |
"신입생이라 이 학교를 좀 알고 싶었어요." (학생부 1등에 빛나는 30대) |
"학생들에게 마라톤을 완주하는 기분이 어떤 건지 느끼게 해 주고 싶었어요. 그 기쁨과 아쉬움에 대해서요." (지도학생들과 함께 참여한 교수님) |
서울대 마라톤은 내년에도 5월 중순에서 6월 초 사이 날씨 좋은 봄날에 열린다고 합니다.
'서울대 마라톤'이라는 이름으로 정비가 된 것은 2009년이지만, ㅅㅇㄷ의 마라톤 대회는 유서가 깊습니다. 흩어진 단과대학들끼리 치열하게 경쟁해 '총장 깃발'을 타가던 단대 대항 마라톤, 스포츠라기 보다는 시위에 가까웠던 '4.19 마라톤', '통일 마라톤'이 모두 많은 사람들의 호응을 받던 행사였습니다.
스누새의 새 친구 소개합니다
"제 친구 스누새는 맨날 날아 다니면서 평창도 가고 마라톤도 하느라고 바쁜 것 같아요. 저는 엉덩이가 무거워서 자하연을 벗어날 수 없답니다. 대신 저에게는 당신의 사연을 보내주세요. 소개해 드릴게요! 저도 ㅅㅇㄷ 새라서 snubird로 보내주시면 됩니다."
스누새 드림. snubird@snu.ac.kr https://www.facebook.com/snubird |
맨날 연구실과 조교실에만 갇혀 있는데 우리 서울대 속에서 소통하는 느낌이 듭니다.
너무 감사해요, 만들어주셔서..!!
더 많은 사람들과 소통하는 서울대가 되기를..!! ^^ 저도요..!
고마워요 스누새!
시상식에 이어 메달 수여가 없는 대회 마감 장면은 참 허전 했습니다.
진행진도 고생 많으셨고요
참가한 선수분들의 극한 도전에 아낌없는 찬사와 성원을 올립니다.
여러분의 건전하고 건강한 체력이 서울대를 지켜 나가는 힘이 아닌가 합니다.
지도학생들과 함께 참여해 혼자 1등한 교수님 이 멘트 너무 재밌네요
종종 메일에 들어올때마다 보는데, 덕분에 오늘 하루의 시작이 즐겁습니다.
좋은하루 보내세요~
뽁빡아 연건에는 올수있니? 제발와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