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든세 번째
첫 페이지가 될 수 있게
3월의 캠퍼스에서 만날 수 있는 특별함 중 하나는 설렘 가득한 표정의 새내기 친구들이 아닐까 하는데요. 이제 막 서울대에 첫발을 내디딘 이들의 시작을 열렬히 환영해준 사람들이 있다고 해요. 바로, 대학 생활의 첫 페이지를 열어주는 ‘새내기대학’ 행사에서 추운 날씨에도 넘치는 에너지를 보여준 친구들이었는데요. 하얀 패딩을 맞춰 입고 환하게 웃으며 새내기를 맞이한 이들은 누구일까요?

“새내기대학은 하루 동안 캠퍼스 곳곳을 경험하며 학교와 처음 만나는 행사인데요. 저희는 새내기대학을 함께 만들어가는 재학생 멘토예요. 새내기대학 본행사는 총 네 차례 진행되고, 매 차수 멘토 80명이 새내기와 함께했어요. 저는 멘토 간의 친목을 다지는 ‘멘토 행사’를 기획하고, 행사 전반을 준비하는 집행부로 참여했습니다.” (박세웅ㆍ역사학부 23)

“저희는 본행사에서 새내기 멘티들을 직접 인솔하고, 소통하는 멘토로 함께 했어요. 보통 2명의 멘토가 22명의 새내기와 한 반을 이루는데요. 네 차례의 행사 중에서 세 번은 멘토로, 한 번은 집행부와 함께 행사가 원활하게 끝나도록 돕는 진행요원으로 활동했어요.” (김준현ㆍ자유전공학부 22, 한서영ㆍ지리학과 22)
새내기대학 멘토단 (왼쪽부터 박세웅, 김준현, 한서영 학생)
새내기대학 멘토단 (왼쪽부터 박세웅, 김준현, 한서영 학생)
새내기대학 멘토단은 서류평가와 면접을 거쳐 치열한 경쟁을 뚫고 선발된다고 하는데요. 방학 동안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나보다는 새내기를 먼저 생각해야 하는 만만치 않은 활동임에도 선뜻 지원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지 궁금했어요.

“저는 작년에 새내기였는데요. 입시가 끝나고 무료한 생활을 하던 중에, 새내기대학이 열린다는 소식을 듣고 큰 기대 없이 참석했어요. 그때 함께하셨던 두 분의 멘토가 잊지 못할 하루를 만들어 주셨던 것이 가장 큰 계기였죠. 일정 중에 함께 정문 모형을 향해 뛰어 들어가는 시간이 있는데, 그때 멘토분들과 함께 달려가면서 ‘이 두 사람이 나와 함께 대학이라는 관문을 열어주는구나’ 하는 느낌을 받았거든요. 저도 새내기들에게 같은 역할을 하고 싶다는 생각에 지원했습니다.” (박세웅)

“사람도 첫인상이 중요하다고 하잖아요. 저는 새내기대학이 학교의 첫인상을 경험하면서 ‘이 학교에서 앞으로 어떻게 지내야겠다. 어떤 사람과 어울려야겠다’를 결정하는 시간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새내기들이 원활한 학교생활을 할 수 있도록 좋은 인상을 심어주고 싶어서 지원했죠. 사실 저는 1학년 때 활발하게 활동을 못 해서 후회하는 부분들이 있는데, 새내기들이 같은 후회를 하지 않도록 곁에서 도움이 되고 싶기도 했고요.” (한서영)
잔디광장에 설치된 정문 모형을 향해 달려가는 새내기와 멘토들
잔디광장에 설치된 정문 모형을 향해 달려가는 새내기와 멘토들
선발된 80명의 멘토는 본행사를 앞두고 발대식, LT(Leadership Training) 등 여러 차례 모여 교육도 받고, 서로 친해지는 시간도 가지면서 행사 준비를 했다고 해요.

“발대식은 선발된 멘토가 처음 만나서 어떤 마음가짐이 필요한지, 행사는 어떤 식으로 진행되는지 공감대를 만드는 자리예요. 멘토단의 상징인 하얀 패딩도 이날 받게 되고요. LT에서는 조금 더 확장된 교육을 받고, 본행사 때 새내기들이 할 팀파워 프로그램을 직접 해보면서 논의하고 발전시켜요. 본행사 때 각자 다른 반을 맡더라도 서로 협력하고 도와야 하기 때문에, 준비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멘토끼리 친밀감을 쌓는 일이라고 생각해요.” (박세웅)
2024 새내기대학 발대식과 LT(Leadership Training) 현장
2024 새내기대학 발대식과 LT(Leadership Training) 현장
여러 고민과 준비를 거쳐 열리는 새내기대학 본행사는 다양한 전공과 배경을 가진 새내기와 멘토가 서로 교류하며 낯섦을 극복하는 시간인데요. 아침부터 저녁까지 캠퍼스를 누비며 알차게 꾸려진다고요.

“아침 9시부터 저녁 6시까지 진행되는 본행사는 1부와 2부로 구성되어 있어요. 대학 생활 전반을 소개하는 1부가 끝나면 체육관에서 함께 점심을 먹고 반별로 이동해서 멘토와의 시간을 가져요. 멘토와의 시간은 멘토 고유의 영역이라 각자 어떤 식으로 프로그램을 구성할지 고민을 많이 하죠. 대부분 자기소개나 학교생활에 관한 퀴즈를 진행하면서 어색함을 녹여요.” (김준현)

“멘토와의 시간이 끝나면 잔디광장에 모인 다음, 반별로 흩어져서 팀파워 프로그램을 진행해요. 버들골 풍산마당에서부터 공대, 자연대, 정문, 미술관……. 거의 캠퍼스의 모든 공간을 돌아다니면서 준비된 게임이나 활동을 하는 시간이에요. 그러고 다시 체육관으로 돌아가서 동아리 공연을 보고, 서울대인 선포식을 하면 공식 행사가 마무리되죠.” (한서영)
캠퍼스 곳곳에서 진행되는 새내기대학 프로그램
캠퍼스 곳곳에서 진행되는 새내기대학 프로그램
낯선 환경에 처음엔 어색해하다가도 함께 캠퍼스를 거닐고, 게임을 진행하면서 점차 행사를 즐기는 새내기들의 모습을 보면 뿌듯한 기분이 든다고 하는데요. 행사를 준비하면서, 멘토 친구들이 저마다 특별히 신경 쓴 부분도 있다고 해요.

“저는 ‘멘토와의 시간’에 공을 들였는데요. 직접 겪은 일, 우리만 할 수 있는 이야기를 하자고 생각했어요. 각자 전공이 다르니 전공에 관한 이야기보다는 학교 안 숨은 명소, 수강신청 정보 같은 것들을 재미있게 알려주려고 했고요. 중간중간 소개팅 ‘꿀팁’ 같은 이야기를 했더니 집중력이 높아지더라고요.” (김준현)

“저도 대학 생활을 돌아보면서 새내기 친구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꿀팁’을 많이 알려주고 싶어서 pdf로 정리해서 파일로 공유해줬어요. 그리고 친구들이 좋은 추억을 남겼으면 하는 마음에 중간중간 기록을 남겨 짧은 영상을 만들어 보여줬는데 새내기 친구들이 정말 좋아하고, 더 각별해진 느낌이 들었습니다.” (한서영)

“저는 집행부이다 보니 행사 준비에 많이 신경 썼어요. 새내기대학 행사가 작년까지 문화관에서 진행되다 올해 처음 체육관에서 열렸는데, 행사장 배치, 동선 등 거의 처음부터 새로 시작하는 상황이었거든요. 걱정이 많았지만, 학생지원과 선생님, 강의실을 빌려주신 단과대 선생님 등 많은 분의 배려 덕분에 행사를 잘 마칠 수 있었어요.” (박세웅)
서로를 알아가는 ‘멘토와의 시간’
서로를 알아가는 ‘멘토와의 시간’
이른 아침부터 밤까지 네 차례 행사를 진행하다 보니 체력적으로 힘들기도 했지만, 누구보다 먼저 새내기를 만나 즐거운 추억을 쌓을 수 있어 좋았다고 해요. 새내기대학을 함께 하며 잊지 못할 순간도 있었다고요.

“행사 시작 전에 곳곳에 널리 퍼져서 새내기들을 안내하고, 환영해 주는 일을 ‘조약돌’이라고 하는데요. 저는 체육관 앞에서 새내기들을 맞이하는 역할을 했어요. 손을 흔들고, 하이파이브하는데 그때 새내기들의 얼굴이 기억에 많이 남아요. 그 설렘과 행복함이 저에게 전염되는 기분이 들었거든요.” (한서영)

“대학 생활을 시작하기 전이니, 고민과 걱정이 많은 친구들도 있는데요. 한 친구가 ‘인간관계나 여러 가지 고민이 많았는데, 멘토 선배 덕분에 대학 생활이 두렵지 않을 것 같아요.’라고 말을 해준 게 정말 뿌듯하기도 하고 감동적이었어요.” (박세웅)

“저는 본행사도 재미있었지만, 뒤풀이 때 새내기들과 편안한 분위기에서 진지한 이야기 나눌 수 있어서 좋았어요. 행사할 때는 멘토의 기능적인 역할에 중점을 두었다면 뒤풀이에서는 인간 대 인간으로서 정서적인 지지와 공감을 해줄 수 있었죠.” (김준현)
“새내기를 맞이하면서, 설렘과 행복이 전염되는 기분을 느꼈어요”
“새내기를 맞이하면서, 설렘과 행복이 전염되는 기분을 느꼈어요”
이야기를 듣다 보니, 멘토단 친구들의 새내기 시절도 궁금해졌어요. 학교에 처음 발을 내디뎠을 때의 마음은 어땠고, 지금은 어떤 점이 달라졌을까요.

“새내기 때 저는 동아리도, 대외활동도 하지 않고 과 생활만 했어요.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것이 두려웠거든요. 그런데 이제는 도전하는 것 자체의 즐거움을 알게 된 것 같아요. 사실 작년에 멘토단에 지원했다가 떨어졌었거든요. 그때는 크게 좌절했었는데, 돌아보니 그때 내가 준비가 덜 됐고 부족했던 부분이 있었더라고요. 실패를 이겨내고 다시 지원해서 멘토를 경험했으니, 멘토단이 두려움을 극복한 하나의 경험치가 되기도 했죠.” (한서영)

“저는 좋아하고 잘하는 일이 무엇인지 찾고 싶어서 자유전공학부에 왔어요. 자유전공학부는 대부분 두 개의 전공을 선택하는데, 저는 전기정보공학에 진입했고 다른 하나의 전공은 계속 고민하고 있었거든요. 지금은 행복하게 살고 싶다는 마음이 생겨서 심리학을 공부하고 싶어졌어요. 여러 가지 경험을 하면서 하고 싶은 일에 관한 관점이 바뀐 것이 새내기 때와 지금을 비교했을 때 가장 큰 차이 같아요.” (김준현)

멘토단 친구들은 새내기대학이 잊지 못할 추억과 일상의 활력, 그리고 80명의 멘토 동료를 얻은 감사한 시간이었다고 입을 모았는데요. 마지막으로, 본격적으로 대학 생활을 시작한 새내기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고 했어요.

“대학이라는 낯선 곳에 두려움과 불안함을 품고 왔을 텐데, 그 마음을 이겨내고 그 빈자리를 새로움에 대한 설렘으로 채워가길 바라요. 여러분의 대학 생활을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박세웅)

“이제 여러분이 스스로 삶의 주체가 되는 대학생으로 거듭나는 시기인데요. 하고 싶은 것을 하면서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알아가고, 그 과정에서 행복하시기를 바랍니다.” (김준현)

“1학년은 ‘나를 찾는 여행’이라고 생각하고 다양한 사람을 만나고, 다양한 활동을 해보셨으면 좋겠어요. 내가 어떤 사람인지, 어떤 것을 좋아하는지 파악하기 가장 좋은 시기라고 생각하거든요.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마세요!” (한서영)

새내기대학은 끝났지만, 멘토단 친구들과 새내기 멘티들은 만남을 이어가고 있다고 하는데요. 앞으로도 서로에게 좋은 영향을 주고받는 존재가 되기를 스누새가 응원하겠습니다!
“새내기 친구들~ 입학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새내기 친구들~ 입학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답장 (1)
  • 매
    새내기 여러분들 축하하고 환영합니다~ 스누새도 화이팅 ~ 야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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