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한 번째
지금 평창
“아직 아기 새라서 평창까지 장거리 뛰긴 힘들려나…. 날개에 힘 붙으면 평창 한번 와요. 옥수수 줄게”

스누새가 갓 태어나 첫 편지를 보냈을 때 평창캠퍼스에 계신 많은 분들이 답장을 주셨어요. 그때 스누새는 아직 3층 높이로밖에 날지 못하는 아기 새였지만, 이제 나름 튼튼해진 날개로 처음 평창까지 날아가 봤어요. 그곳에서 소, 닭 친구를 만나 옥수수도 얻어먹고요. 세상에 도움이 되고 싶다는 목표를 향해 달리고 있는 세 명의 친구들도 만났답니다.
재생에너지를 연구하는 김현준 학생
재생에너지를 연구하는 김현준 학생
중국에서 농업을 전공하고 한국으로 유학 온 김현준 학생은 이곳에서 바이오매스 재생에너지를 연구하고 있어요. 볏짚과 톱밥 등 농산업의 찌꺼기들을 버리지 않고 가공해서 에너지원으로 다시 사용할 수 있는 연료를 만드는 일이죠. 우리에겐 생소하지만, 미국, 유럽 등 재생에너지 선진국에서는 상당히 주목받는 분야에요.

“미국 대학 진학도 고민했지만, 한국을 선택했어요. 중국에서 자라면서도 부모님의 영향으로 한국에서, 그리고 서울대학교에서 공부하는 것이 꿈이었어요.”

현준 학생은 꿈꿔온 학교에서 원하는 공부를 맘껏 하는 지금이 행복하다고 해요. 게다가 연구에 최적화된 평창의 인프라가 큰 도움이 되고 있다네요.

“이곳의 연구 장비들은 세계 최고 수준이에요. 미국이나 중국에서 대학원 다니는 친구들하고 이야기해보면 우리가 시설도 더 좋고, 언제든지 사용할 수 있어서 많이 부러워해요. 직원 선생님들도 적극적으로 도와주시고요.”
식품소재를 연구하는 임주호 학생
식품소재를 연구하는 임주호 학생
미래 새로운 식품소재를 공부하고 있는 임주호 학생처럼 우리는 지역과 함께 호흡하며 영향을 주고받기도 해요. 주호 학생은 평창 · 봉평의 특산품인 메밀을 이용한 '메밀 맥주'를 개발했어요.

메밀 맥주 개발은 지역 상생을 위한 연구에요. 루틴과 쿼세틴 같은 메밀의 좋은 성분이 들어가고 글루텐 함량도 낮춘 맥주를 만들어 수출하게 되면 농가소득에 도움이 될 거라 기대하고 있어요.”

주호 학생은 발효를 이용한 식품소재 연구로 특허를 내고 기업으로 기술이전도 해보면서 연구자로서 값진 경험을 했다고 해요.

“평창에서 공부하고 얻은 성취감은 저를 바꿔놓았어요. 짧은 시간 내 집중해서 논문을 발표하고 특허와 기술이전을 해보는 경험을 했고요. 그래서 연구하는 기쁨을 알게 됐다고 해야 하나? 그동안 무얼 하며 살고 싶은지 몰랐는데 연구를 계속하면서 살면 좋겠다고 생각하게 됐어요.”
국제원조를 공부하는 신성민 학생
국제원조를 공부하는 신성민 학생
이곳에선 보기 드문 문과생인 국제농업개발협력전공 신성민 학생은, 경제원조를 ‘받던 나라’에서 ‘주는 나라’로 성장한 한국이 다른 국가에 어떻게 도움을 주는 것이 가장 경제적이고 효율적일지 고민하고 있어요.

“개발도상국 농가를 잘 살 수 있게 도와줄 수 있는 정책을 연구해 제공하죠. 작년에는 라오스 농촌의 낮은 소득 수준 문제를 해결하려고 친환경 방목형 양계 사업을 개발해서 농가 소득도 올리고,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상을 받기도 했어요.”

성민 학생에게 연구실이 관악에 있는지, 평창에 있는지는 중요하지 않아요. 지금은 코로나 때문에 하늘길이 막혔지만, 그전까진 라오스와 베트남 등 우리 도움이 필요한 국가를 오가며 현지 산업환경을 조사하고 개선방안을 도출하는 의미 있는 작업들을 해낸 거죠.

라오스 농촌에 친환경 양계 사업을 도입해 농가 소득이 많이 개선됐대요!
라오스 농촌에 친환경 양계 사업을 도입해 농가 소득이 많이 개선됐대요!
세 학생 모두 지역과 국제사회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길을 차근차근 걸으면서 미래세대 그리고 환경을 위한 연구로 관심사를 확장해 나가고 있어요.
김현준 (재생에너지를 연구하는 현준) “당장 산업화하기는 어렵겠지만 바이오매스와 플라스틱을 함께 열분해해서 좀 더 좋은 품질의 연료를 얻을 수 있을 것 같아요. 플라스틱 자체도 환경문제가 많기 때문에 폐플라스틱을 이용할 수 있으면 일거양득이 될 거라 기대하고 있어요.”
임주호 (식품소재를 연구하는 주호) “요새 채식주의자를 위한 식품 연구에 관심이 가요. 육류 섭취로 얻을 수 있는 영양소들을 육류가 아닌 천연물을 통해 섭취할 수 있도록 식품소재를 개발하고 있어요.”
신성민 (국제원조를 공부하는 성민) “기후변화 문제가 모든 분야에서 대두되고 있잖아요? 저도 개발 협력을 하면서 동시에 환경문제를 고려하고 싶어요. 나무를 심으면서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보정하고 기업이 탄소배출권을 구매하는 환류 체계를 개발원조에 적용할 수 있도록 전략을 짜보려고요.”
보통 사람들처럼 스누새도 평창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잘 몰랐어요. 하지만 문을 열고 들어가 그 속에 있는 서울대 사람들을 보고 알게 된 것은, 평창은 다양한 연구가, 세계시민을 위한 뜻깊은 일들이 시작되는 곳이라는 사실입니다.
마지막으로 친구들에게 관악과 캠퍼스가 떨어져서 불편한 점을 물어봤어요.

(성민) “사회과학적 연구를 하니까 다양한 분야의 학문을 접할 기회가 필요한데, 그러려면 관악에 수업을 들으러 가야 했어요. 그런데 올해는 코로나로 온라인으로 수업과 세미나가 열려서 크게 불편하진 않아요.”

(주호) “제가 미국의 주립대에서 학부를 나왔는데 거기도 만만치 않은 시골이거든요. 그래서 평창이 크게 다르지 않아요. 다만 여자친구가 서울에 있어서 주말에만 볼 수 있다는 게 단점이라면 단점이겠네요.”
스누새뷰로 본 평창캠퍼스. 이곳에서 이뤄낼 일들을 기대할게요!
스누새뷰로 본 평창캠퍼스. 이곳에서 이뤄낼 일들을 기대할게요!
답장 (1)
  • 원앙
    원앙
    평창캠퍼스에서 열공하는 학생들 모습이 멋지네요~눈내린 사진도 언제 한번 올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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